페르골레시: 슬픔의 성모 Stabat Mater (전곡연주) Giovanni Battista Pergolesi (1710 - 1736) 페르골레시 스타바트 마테르(Stabat Mater) 18세기 이탈리아 작곡가 조반니 바티스타 페르골레시(Giovanni Battista Pergolesi, 1710~1736)는 ‘작은 음악’의 효과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던 작곡가였다. 그의 ‘스타바트 마테르’는 대개 소규모 앙상블과 소프라노 및 알토 두 성악가만이 연주하는 작고도 작은 작품이지만,그 평온하고 고요한 음악 안에 담긴 슬픔의 폭발력과 정화의 힘은 참으로 놀랍다. '스타바트 마테르'란 라틴어로 '어머니가 서 계시다'는 뜻이다. "예수님 달리신 십자가 곁에 비통하게 우시며 성모님이 서 계시네"라는 말로 시작되는 곡이어서 이런 제목이 붙었고,우리말로는 '슬픔의 성모','고통의 성모' 또는 '성모애가(聖母哀歌)'라고 번역한다. 13세기 이탈리아 시인이었던 야코포네 디 토디(Jacopone da Todi,1230-1306)가 쓴 장시(長詩)에 프란치스코 수도회 수사가 곡을 붙인 것이 최초의 스타바트 마테르였고,그 뒤로 수많은 작곡가들이 같은 시에 곡을 붙여 발표했다. 예수 그리스도 수난의 과정을 그린 수난곡과 더불어 사순절 기간에 자주 연주되는 이 스타바트 마테르 가운데는 비발디,페르골레시,로시니,구노의 작품 등이 특히 주목할 만하다. 트리엔트 공의회(1545~1563) 이후 가톨릭 전례에서 제외되었던 스타바트 마테르는 1727년 다시 정식으로 전례서에 채택되었고,이 무렵 이탈리아에서는 도메니코 스카를라티(Domenico Scarlatti)의 ‘스타바트 마테르’가 사순절 및 성모의 고통을 묵상하는 축일(9월 15일)마다 연주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나폴리의 산타마리아 성당에서는 너무 긴 세월 스카를라티의 작품을 반복하는 것에 식상해,당시 유럽 전역에서 오페라 작곡가로 명성을 떨치기 시작한 신진 작곡가 페르골레시에게 새로운 '스타바트 마테르' 작곡을 의뢰했다. 어릴 때부터 소아마비로 다리가 불편했고 늘 병약했던 페르골레시는 오로지 음악에만 빠져 살다가 열세 살에 나폴리 음악원에 입학했다. 미사곡 등의 교회음악 뿐만 아니라 1733년에 작곡한 막간극 오페라 '마님이 된 하녀'의 대성공으로 음악사에 길이 남은 그는 생전에 이미 유럽 음악계에서 대단한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불과 스물여섯 살이었던 1736년에 폐결핵이 악화된 페르골레시는 의사의 권유로 프란치스코 수도원에 몸을 의탁했다. 삶이 곧 끝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그는 자신이 번 재산을 모두 다른 사람들에게 넘겨주었다. 남은 것은 그 무렵 작곡 중이던 '스타바트 마테르'뿐이었으며,병고 속에서도 페르골레지는 천국을 염원하며 이 최후의 작품에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요절한 작곡가를 기리고 싶었던 후대 사람들은 "천재의 영감에 사로잡힌 페르골레시가 죽기 며칠 전 단숨에 이 작품을 써내려 갔다"는 주장을 폈다. 그러나 몬테카지노 수도원에 보존된 자료에 따르면 페르골레지는 이 작품을 2년에 걸쳐 꼼꼼하게 다듬고 손질한 것으로 보인다. '스타바트 마테르'는 "이런 고통에 누가 함께 울지 않으리요"라는 가사로 성모의 고통을 노래하며 깊은 공감을 표현하는 전반부와 '심판 날에 성모님께서 나를 지켜주시어 영원한 벌을 면하고,성모님의 통고(痛苦)로 승리의 기쁨을 얻게 되기를 간구'하는 후반부로 이루어진다. 곡1. stabat mater 앞서 소개한 곡의 내용과 일치하여 상당히 슬프고 심각한 풍이다. 그라베의 느린속도로 진행되며 현악기의 시작으로 소프라노와 알토가 교차하여 노래를 한다. 그러나 어떤 연주에서는 속도를 훨씬 빨리 하여 슬픔을 자아내기도 한다. 곡2. cujus animam 소프라노 솔로이다. 8분의 3박자로 절도 있으며 반복되는 첫 박의 강으로 인해 소프라노의 호소력이 더 증강된다. 속도는 첫번째 음악의 두배이며 연주시간은 절반정도 인 2 분가량 된다. 곡3. o quam tristis 소프라노와 알토가 함께 부른다. 비교적 간단한 리듬과 전개로 길이가 짧아서인지 레치타티브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 곡4. quae moerebat et dolebat 알토 솔로이다. 대조적으로 아주 밝은 곡이다. 트릴이 많이 나오며 밝은 분위기 속에 솔로혼자 대화하는 느낌이다. 곡5. quis est homo 라르고로 느린곡 이며 언뜻 들으면 3개의 레치타티브가 연속되는 것 처럼 보인다. 소프라노가 먼저 부르고 곡이 끊긴다. 그 후 알토가 맞받듯이 부른 후 곡이 끊긴다. 마지막 다 같이 부른다. 실제 스코어에서는 곡이 끊이는 부분에 쉼표가 없이 늘임표가 있다. 곡6. pro peccatis 간단한 음악으로 3개 부분으로 나뉜다. 빠르고 경쾌하게 시작해서 바로크특유의 지속음이 연출되고 경쾌하게 끝난다. 곡7. vidit suum dulcem natum 소프라노 솔로 곡으로 상당히 슬픈 곡이다. 처음 통주 저음과 현악 2부로 시작된다. 끝부분은 마치 모짜르트 레퀴엠중 라크리모사와 비슷하며 점점 느리게 그리고 조용히 사라져가듯이 끝이 난다. 곡8. eja mater 알토솔로 이다. 곡9. fac ut ardeat cor meum 빠른 속도의 소프라노와 알토 듀엣으로서 완벽한 대위법이 조화를 이룬다. 소프라노가 시작하여 통상적 대위법과 마찬가지로 5마디서부터 알토가 주제를 이끌어간다. 곡 중간에 두명 동시에 되는 트릴이 주목된다. 곡10. sancta mater 폭풍과도 같은 대위법이 끝나고 여느 바로크 음악과 마찬가지로 평화로운 전원풍의 음악이다. 처음과 끝은 그렇게 평화로이 성모를 찬양하나 곡의 컨셉이 처음부터 슬픈 곡이라 중간은 슬프게 진행이 된다. 곡11. fac ut portem 알토의 솔로로 곡중 스케일이 진행되며 매우 명상적이고 아름답다. 곡12. inflammatus et accensus 듀엣으로 밝고 화려한 분위기이다. 4번곡 quae moerebat et dolebat 똑같은 곡으로 이것을 좀더 크고 화려하게 확대했다 보면 될 것이다. 곡13. quando corpus 맨 처음 곡과 비슷하게 아주 느리고 상당히 슬픈 곡으로 끝으로 paradisi gloria라고 노래 부르며 절망적 상황에서 천국을 그리는듯하다. 참고로 이 곡과 아래 아멘 곡은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살리에리가 어린 시절 성당에서 기도 드리는 장면에 삽입된 곡들이다. 01 페르골레시 Giovanni Battista Pergolesi(1710 - 1736) 이탈리아의 작곡가이자 바이올린 연주자,오르간 연주자. 페르골레시는 오페라 부파(opera buffa)의 중요한 초기 작곡가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페르골레시는 스카를라티(Alessandro Scarlatti)를 잇는 초기 나폴리 음악의 천재적인 작곡가이다. 그러나 그 넘쳐나는 천재성을 다 풀어헤치지도 못하고 스물 여섯해 짧은 일생을 마감해 버린 그는 미처 사랑 같은 것을 해볼 겨를도 없이 생의 종말을 맞아야 했다. 따라서 페르골레시는 아직 피워 올리지도 못한 천재의 광기에 묻혀 삶과 음악을 요절시켜버린 비극적인 작곡가라고 해야 할 것이다. 페르골레시는 1710년 이탈리의 예시(Jesi)에서 태어났다. 그는 1725년 나폴리에 가서 다른 학생들과 가에타노 그레코에게 공부하기 전까지, 예시에서 프란체스코 산티니 아래에서 음악을 공부하였다. 1726년부터 나폴리의 포베리 음악원에서 공부했고,그곳에서 바이올린 연주자로 큰 명성을 얻었다. 1732년 나폴리 스티글리리아노 공의 악장으로 임명되었으며 나폴리의 오페라 부파 <연애하는 수도사, Lo frate 'nnammorato>와 미사곡 1곡(F장조 미사곡으로 추정됨)을 발표하여 성공을 거두었다. 1733년 오페라 세리아 <콧대 높은 죄수,Il prigionier superbo>가 공연되었으나 정작 성공을 거둔 것은 이 작품의 막간에 삽입된 <마님이 된 하녀,La Serva Padrona>였다. <마님이 된 하녀>는 그가 세상을 떠난 후인 1752년 파리에서 상연되자,장 바티스트 륄리(Jean-Baptiste Lully)와 장 필리프 라모(Jean-Philippe Rameau)가 지지하는 진지한 프랑스 오페라와 새로운 이탈리아 희극 오페라 지지자 사이의 부퐁 논쟁(프랑스와 이탈리아 음악의 우열논쟁)을 촉발시켰다. 부퐁논쟁(Querelle des Bouffons)이란 프랑스 궁정 오페라가 우월하냐,이태리 오페라 부파가 더 우월하냐는 논쟁이었으며 이로 인해 왕과 왕비의 입장이 갈렸고,궁정신하와 지식인들 입장이 정반대로 갈렸다. 페르골레시의 작품 연주가 몰고 온 논쟁은 진보와 보수파를 가르기도 했다. 국왕과 퐁파르드 부인을 비롯한 귀족들은 프랑스 음악을,왕후와 장 자크 루소,달랑베르,디드로 등의 백과전서파 지식인들은 이탈리아 오페라의 우월성을 옹호했다. 2년에 걸쳐 진행되던 이 싸움은 1754년 이탈리아 측의 패배로 끝났다. 그러나 이 부퐁 논쟁은 역설적으로 프랑스 희가극인 오페라 코미크의 탄생에 결정적인 자극이 되었고, 이 사건 이후 소개된 페르골레시의 <스타바르 마테르>는 프랑스에서 거의 신격화되었다. 전통적으로 가톨릭의 나라였다는 점이 페르골레시의 <스타바르 마테르>를 프랑스 사람들이 사랑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것이 아닌가 싶다. 1734년 페르골레시는 나폴리의 부악장으로 임명되었으며 5월에는 F장조 미사곡의 연주를 지도하기 위해 로마로 갔다. 그러나 뒤이어 발표된 오페라들은 간헐적인 성공만을 거두었을 뿐이다. 1736년 페르골레시는 건강이 악화되기 시작하자 나폴리를 떠나 나폴리 근처 포추올리의 카푸킨 수도원으로 요양을 떠났으며 그곳에서 마지막 작품인〈성모 애가,Stabat Mater〉를 완성했다. 그는 26세의 젊은 나이로 극심한 가난 속에 숨졌으며 포추올리(Pozzuoli)에 있는 성당에 묻혔다. 그가 죽은 무렵 그의 이름은 로마나 나폴리 외에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 다음 세기에는 커다란 명성을 얻었다. <마님이 된 하녀>의 성공은 대부분 사후에 이루어졌으며,1752년 파리에서 공연된 이후 절정에 다다랐다. 이로 인해 '부퐁 논쟁'이 일어나게 되었고,페르골레시의 작품을 위조하려는 표절음악가가 많이 생겨났다. 이런 연유로 페르골레시의 것으로 알려졌던 작품들의 신빙성이 애매모호한 상태로 남겨지게 되었다. 스트라빈스키( Igor Stravinsky)가 자신의 무용곡 <풀치넬라,Pulcinella>(1920)를 위해 편곡했던 페르골레시의 작품 중 일부도 그 신빙성을 의심받고 있다. 페르골레시의 딱딱한 스타일은 그의 <성모 애가>와 미사곡들에 아주 잘 나타나 있는데, 이 곡들은 또한 그가 대규모의 합창과 기악을 잘 다루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작품을 희극적으로 처리하는 그의 재능은 <마님이 된 하녀>에 잘 드러나 있다. 그후 폐를 앓고 나폴리 가까이에 있는 수도원에 있으면서 여성합창을 위한 <스타바트 마테르>를 탈고한 후 26세 때 세상을 떠났다. 그가 죽은 후 명성이 높아졌고 이탈리아의 오페라부파와 프랑스의 희극적 음악극 전개에 큰 영향을 끼쳤다. 페르골레시가 남긴 다수의 오페라 작품들은 생전보다 사후에 더욱 높은 평가를받아 바로크 시대 오페라 상연의 중요한 레퍼터리가 되어있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름에 따라 그의 오페라 작품들은 그의 오페라 작품들은 점차 세관의 관심에서 사라지고 지금은 <마님이 된 하녀>정도가 오페라 작곡가로서 페르골레시의 이름을 기억하게 해 줄뿐이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 좀먹어 들어가는 폐를 웅크려 잡고 피를 토하듯 써 내려간 최후의 유작 <스타바트 마테르>가 더욱 페르골레시의 아픈 초상을 떠올리게 한다. 음악사에 남겨진 무수한 '스타바트 마테르'가운데 가장 비극적인 아름다움을 머금고 있는 이 종교음악이야말로 작곡가 페르골레시의 모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윽한 비애를 농축시킨 이 작품을 완성하자마자 페르골레시의 마지막 숨결도 다해,1736년 3월 16일 성 프란시스코 수도원에서 26세의 삶을 거두고 눈을 감았다. 천재성에 있어서 어느 누구 못지 않았던 페르골레시의 인생과 예술은 분명 재조명되어야 할 당연한 가치를 부여 받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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