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과 함께 듣는 흥보가
첫번째
[아니리]
아동방이 군자기국이요, 예의지방이라, 십실촌에도 충신이 있었고,
삼척 유아라도 효제를 일삼으니, 어찌 불량헌 사람이 있으리요마는, 요순의 시절에도 사흉이 있었고,
공자님 당년에도 도척이라는 사람이 있었으니,
어찌 일동여기를 인력으로 할 수가 있나! 전라도는 운봉이 있고, 경상도에는 함양이 있는데,
운봉, 함양, 두 얼품에 박 씨 형제가 살았으되, 형 이름은 놀보요, 아우 이름은 흥보였다.
사람마다 다 오장이 육보인듸, 놀보는 오장이 칠보였다! 그 어찌 칠보냐 하며는,
이놈이 밥곧 먹으면, 남한테 심술 부리는 보 하나가 왼쪽 갈비 속에 가서 장기 궁짝만헌 것이
붙어 가지고, 병부 줌치 찬 듯 딱 이놈이 앵겨 가지고, 남한테 심술을 부리는듸, 꼭 이렇게 부리것다.
[잦은 중몰이]
놀보 심사 볼작시면, 술 잘 먹고 쌈 잘하기, 대장군방 벌목시켜,
오귀방에 이사 권코, 삼살방에다 집 짓기고, 남의 노적에 불 지르고,
불 붙는 듸 부채질, 새 초분으도 불지르고, 상인 잡고 춤추기와, 소대상으 주정 내여 남의 젯상 깨뜨리고,
질 가는 과객 양반 재울 듯이 붙들었다 해 다 지며는 내어 쫓고,
의원 보며는 침 도적질, 지관 보며는 쇠 감추고, 새갓 보면 땀때 떼고, 좋은 망건 편자 끊고,
새 메투리는 앞총 타고, 만석 당혀 윤듸 끊고, 다큰 큰애기 겁탈, 수절 과부 무함 잡고,
음녀 보며는 칭찬허고, 열녀 보면 해담허기, 돈 세난듸말 묻기와,
글 씨는듸 옆 쑤시고, 사집병으 비상 넣고, 제주병에다 가래춤 뱉고, 옹구 진 놈 가래 뜨고,
사그짐은 작대기 차고, 우는 애기는 발구락 빨리고, 똥 누는 놈 주저앉히기,
새암 가상이 허방을 놓고, 호박에다가 말뚝 박고, 곱사동이는 되집아놓고, 앉은뱅이는 태껸하고,
이런 육시를 헐 놈이 심술이 이래 노니, 삼강을 아느냐,
오륜을 아느냐? 이런 난장을 맞을 놈이!
[아니리]
심술이 이래 노니, 삼강 오륜을 알며, 형제 윤기인들 알 리가 있겠느냐?
흥보가 - 박봉술
흥보가 1 / 초입 ~ 놀보 심술타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