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상의 중세, 아일랜드의 바다 선상(1막), 콘월의 마르케 왕의 성 안(2막), 프랑스 서북부 부르타뉴의 트리스탄 성(3막)
대본(리브레토)
리하르트 바그너
구성
3막
편성
플루트 3, 오보에 2, 잉글리시호른, 클라리넷 2, 베이스 클라리넷, 바순 3 호른 4, 트럼펫 3, 트럼본 3, 베이스 튜바 팀파니, 심벌즈, 트라이앵글, 탬버린, 하프, 현5부 무대 위에 잉글리시호른, 호른 6, 트럼펫 3, 트롬본 3
-루트비히 2세-
-1850년의 마틸데 베젠동크-
바그너 작품 중 가장 사랑받는 작품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초연이 이루어지기까지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심지어 이 작품은 너무 어려워서 공연될 수 없는 작품이라는 풍문이 돌기도 했다. 그러나 루트비히 2세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초연이 이루어진 후로, 이 작품은 바그너의 작품 중 가장 사랑받은 작품이 되었으며 수많은 명반들을 낳았다.
-한스 폰 뷜로-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트리스탄 전설과 마틸데 베젠동크와의 사랑
〈트리스탄과 이졸데〉에는 바그너와 마틸데 베젠동크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고통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1849년, 5월 혁명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체포될 것이라는 소식을 들은 바그너는 아내 민나를 남겨두고 드레스덴을 떠나 취리히로 피신하였다. 힘겨운 시절을 보내던 중 부유한 상인 오토 베젠동크를 만나게 되어, 1852년부터는 그가 제공한 별장에 머물면서 작곡에 매진할 수 있게 되었다. 베젠동크 부부와 가깝게 지내면서 바그너와 마틸데 베젠동크는 서로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었고, 자신의 후원자의 아내와 금지된 사랑에 빠진 바그너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었던 트리스탄의 전설에 매력을 느끼게 된 것이다.
-리하르트 바그너(1813~1883)-
당시 바그너는 〈지크프리트〉를 작곡하던 중이었지만, 트리스탄 전설에 대한 매력을 떨쳐낼 수 없었다. 결국 바그너는 〈지크프리트〉 작업을 중단하고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작업에 몰두하였다. 1857년, 바그너는 마틸데가 쓴 5개의 시에 노래를 붙인 《베젠동크 가곡집》을 작곡했다. 바그너가 다른 사람의 시를 가사로 한 대단히 예외적인 작품인 것이다. 바그너는 이 가곡집을 ‘트리스탄을 위한 습작’이라고 설명했는데, 실제로 이 중 두 개의 가곡에는 〈트리스탄과 이졸데〉 2막의 모티브와 3막 전주곡의 모티브가 사용되었다.
-트리스탄 코드-
이처럼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었지만, 마틸데와의 사랑으로 인해 바그너는 고통스러운 상황에 처해 있었다. 1857년의 어느 저녁, 바그너는 베젠동크 부부와 아내 민나, 그리고 훗날 자신의 아내가 되는 코지마와 한스 폰 뷜로 부부 앞에서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한 소절을 낭독한다. 이미 바그너와 마틸데의 불륜을 눈치채고 있었던 민나와 오토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또한 이 날의 인연이 계기가 되어, 코지마는 몇 년 뒤 바그너와 연인 관계가 된다. 운명의 짓궂은 장난의 희생물이 된 한스 폰 뷜로는, 1865년 아내의 불륜을 알면서도 바그너와 자신의 아내를 만나게 한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초연을 지휘해야 했다.
-허버트 드레이퍼스, 〈트리스탄과 이졸데〉(1901)-
급기야 이듬해 1858년, 위태로운 삼각관계는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민나는 바그너가 마틸데에게 보낸 악보를 가로채어 두 사람을 고발하겠다며 분노를 터뜨렸다. 오토 베젠동크는 아내와 함께 이탈리아로 떠나버리고, 바그너는 민나의 심장병을 핑계로 그녀를 온천으로 보내버린다. 바그너 자신도 모든 갈등에서 벗어나기 위해 베니스와 루체른으로 떠난 후에야 드디어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완성할 수 있었다.
-이졸데 역은 기네스 존스, 트리스탄 역은 사이먼 에스테스가 맡았던 1980년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하우스 공연 리허설 장면-
쇼펜하우어를 만나다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이처럼 마틸데와의 사랑과 트리스탄 전설에 대한 매력에서 시작되었지만, 그 음악적 내용은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접하면서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1854년 처음으로 쇼펜하우어의 저서를 읽은 바그너는, 인간의 욕망과 그 욕망을 이룰 수 없는 현실 사이에서 고통 받는 현실에 대한 그의 철학에 깊이 매료되었다. 3막에서 트리스탄이 자신을 괴롭히는 열정으로부터 벗어나기를 갈망하는 대사들은, 쇼펜하우어의 이러한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든 장면이라 하겠다.
-초연 당시 트리스탄(루트비히 슈노르 폰 카롤슈펠트 분)과 이졸데(말비네 슈노르 폰 카롤슈펠트 분)-
바그너는 고통과 기만으로 가득한 현상(페노메논)과 기만적 표상으로부터 벗어난 실체(누메논)라는 쇼펜하우어적인 세계관을 낮과 밤이라는 이분법적 시공간 속에서 펼쳐보였다. 낮의 세계는 마르케 왕에게 속한 세계로, 트리스탄과 이졸데가 자신들의 열정을 숨겨야만 하는 기만적인 세계이다. 밤의 세계는 본능적 현실을 표상한다. 밤은, 두 사람이 하나가 되고 싶은 열망이 진실하게 표현되는 영역이며, 이 열망이 결국 죽음으로 구현되는 영역이다. 즉 밤의 영역은 죽음에 대한 갈망의 영역이다. 이 두 연인의 사랑은, 그것을 금기시하는 세상 속에서는 그 시작부터 불행을 안고 있다. 따라서 세상으로부터 숨어 있을 때에만 연인으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현실세계에 등을 돌릴 때에만 진실을 직면할 수 있다는 이러한 사고는, 쇼펜하우어적인 비관주의인 동시에 불교적인 사고이기도 하다.
또한 바그너가 쇼펜하우어의 철학에 공감한 것 중 하나는, 인간의 성적 갈망을 가장 강렬한 인간의지로 인정했다는 점이었다. 평생 동안 사회적 제도에 의해 억압받지 않는 자유로운 사랑을 꿈꿔 온 바그너는 쇼펜하우어를 통해 사랑이라는 감정을, 인간의 가장 강렬한 갈망이자 인간을 가장 불행하게 만드는 갈망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이 갈망을 가장 인상적인 형태로 표현한다.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극중 대부분을 서로에 대한 갈망과 그리움을 표현하는 인물이다. 이졸데에 대한 트리스탄의 갈망은 결국 그를 죽음으로 몰아가지만, 동시에 그를 살아있게 해 주는 유일한 이유이기도 하다. 바그너는 3막에서 이러한 아이러니를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트리스탄은 이졸데에 대한 사랑 때문에 죽어가지만, 이졸데를 다시 만나기 전까지는 죽을 수 없는 것이다. 결국 이 두 사람의 갈망은 죽음을 통해서만 충족된다.
이처럼 죽음을 통해서만 충족될 수 있는 갈망은 계류음이라는 장치를 통해 음악적으로 구현되었다. 실제로 바그너가 쇼펜하우어의 저서를 읽으면서 〈트리스탄과 이졸데〉에 대한 결정적인 아이디어를 얻은 것은, 쇼펜하우어가 계류음에 대해 논의한 부분에서였다. 음악에 조예가 깊었던 쇼펜하우어는, 계류음이 만들어내는 불협화음과 그로 인해 지연된 해결이 주는 만족감이 연기됨으로써 더욱 고조되는 의지의 만족감과 유사하다고 논하였다. 이 문구에 깊이 공감한 바그너는,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음악 전체를 계류음으로 구성함으로써 이룰 수 없는 갈망을 표현하자는 착상을 얻게 된다.
바그너는 극의 시작에서부터 계류음을 연속적으로 사용함으로써, 그 불협화음에 대한 해결을 갈망하도록 연출하였다. 이 충족될 수 없는 해결에의 갈망은 인간의 욕망이 충족될 수 없는 현실을 음악적으로 비유한 것이다. 계류음들의 연쇄는 극중에서 계속 해결되지 않은 채 지속되고, 결국 두 연인이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에 이르러서야 완전하게 해결된다. 바그너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갈망은 결국 죽음으로만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를 그린 중세의 서양화-
트리스탄 코드, 새로운 음악의 시대를 열다
바그너가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 펼쳐보인 계류음들의 연속은 당대 음악가들과 청중들에게 큰 충격을 던져주었다. 특히 이 계류음들의 연쇄를 시작하는 〈트리스탄과 이졸데〉 전주곡의 첫 화음은 ‘트리스탄 코드’라고 명명될 정도로, 이후의 음악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 혁신이었다. 트리스탄 코드는, 계류음으로 인한 불협화음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또 다른 불협화음으로 진행함으로써 전통적인 화성어법에서 벗어난 진행을 보여준다. 이러한 불협화음의 연쇄를 음악의 첫 머리에서부터 제시한 이 작품은, 수세기를 이어져온 서양음악의 조성체계를 붕괴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된다.
또한 두 개의 연속하는 화음이 삼전음(트라이톤)을 사용하는 등 기존 화성어법의 영역을 넓혔고, 당시로서는 충격적일 정도의 반음계기법을 사용함으로써 조성체계의 제약으로부터 벗어난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이와 더불어, 놀랍도록 다채로운 오케스트레이션과 이전의 어느 오페라에서도 시도하지 않은 대위법적 진행들은 당대의 음악가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실제로 구스타프 말러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알반 베르크와 아르놀트 쇤베르크 등 19세기 말과 20세기 음악을 이끈 수많은 작곡가들이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 새로운 시대의 음악을 발견했다고 고백하고 있다.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바그너 음악극의 특징 중 하나인 무한선율의 아이디어가 처음으로 완전한 형태로 시도된 작품이기도 하다. 선율이 가사로부터 유기적으로 발전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바그너는, 아리아가 끝남과 동시에 선율이 종결되는 기존의 형식 대신 선율이 계속 이어지며 확장되는 무한선율이라는 형식을 고안했다. 바그너는 이를 통해 극적 진행이 펼쳐지는 동안 음악 역시 지속적인 흐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었다.
바그너가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 보여준 음악적 혁신은 20세기 음악의 향방을 결정하는 계기가 되었다. 20세기 무조성음악의 길을 열어주었을 뿐 아니라, 그가 사용한 음악적 색채 효과는 영화음악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버너드 허먼이 음악을 담당한 히치콕의 영화 〈현기증〉이나, 루이스 부뉴엘과 살바도르 달리의 초현실주의 영화 〈안달루시아의 개〉는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연상시키는 음악을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당대 할리우드 영화의 음악은 대부분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 바그너가 보여준 반음계기법과 색채감의 영향을 보여주었다.
모두 3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사랑이 절정에 이른 부분에서부터 시작하여 과거의 사건을 소급하여 설명하는 고대 그리스 비극의 내러티브를 따르고 있다.
-아홉위인의 한사람으로서 아서왕의 태피스트리(1385년 무렵)-
줄거리와 주요 음악
제1막
콘월의 왕 마르케의 조카 트리스탄이 아일랜드의 공주 이졸데를 마르케 왕의 신부로 데려간다. 이졸데가 시녀 브랑게네에게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며 과거의 사건들을 회상한다. 트리스탄이 자신의 약혼자 모롤트를 죽였으나 그 과정에서 상처입은 트리스탄을 간호하면서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이졸데는 사랑하는 트리스탄이 자신을 마르케 왕의 신부로 데려가려는 것에 분노하여 그와 함께 독이 든 술을 마시고 죽으려고 결심하고 브랑게네에게 독약을 가져올 것을 명한다. 그러나 브랑게네는 독약을 사랑의 미약으로 바꿔버리고, 이 약을 먹은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더욱 열정적인 사랑에 빠지게 된다.
제2막
콘월에 도착하여 마르케 왕과 결혼하여 괴로운 나날을 보내던 이졸데는, 마르케 왕이 밤 사냥을 떠난 틈을 타 트리스탄과 밀회한다. 두 연인은 덧없는 의무와 명예를 저주하며 영원한 밤과 죽음을 찬미하는 2중창을 노래한다. 이때 트리스탄의 부하 쿠르베날이 달려와 함정이라고 외친다.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관계를 눈치챈 마르케의 신하 멜로트가 두 사람의 밀회장면을 포착하기 위해 밤사냥을 기획했던 것이다. 마르케 왕은 가장 믿었던 트리스탄의 배신에 비통해 하고, 트리스탄은 멜로트의 칼에 쓰러진다.
-2009년 영국 글라이드본 공연. 브랑게네(왼쪽, 사라 코넬리)와 이졸데(오른쪽, 안야 캄페)-
제3막
쿠르베날은 상처 입은 트리스탄을 고향 브르타뉴로 데려와 치료한다. 이졸데에 대한 그리움에 괴로워하던 트리스탄은, 그녀만이 자신의 상처를 치료해 줄 수 있다고 쿠르베날에게 간청한다. 쿠르베날의 전갈을 받은 이졸데가 마침내 브르타뉴에 도착했지만, 그 순간 트리스탄은 숨을 거둔다. 뒤이어 마르케 왕이 부하들과 함께 브르타뉴로 오지만, 쿠르베날은 왕의 부하들과 전투를 벌이고 트리스탄을 밀고한 멜로트를 죽인 뒤 숨을 거둔다. 두 연인을 용서해주려 했던 마르케 왕은 이러한 참극에 말을 잃는다.
한편, 트리스탄의 죽음을 보고 정신을 잃은 이졸데는 브랑게네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지만, 트리스탄의 마지막 미소를 바라보며 죽음을 결심한다. 이졸데는 마지막으로 ‘사랑의 죽음’을 부르면서 독약을 마시고 트리스탄을 따라 죽음을 택한다.
제1막 전주곡
바그너가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구상하면서 가장 먼저 작곡한 음악으로, 쇼펜하우어의 계류음에 대한 논의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탁월하게 발전시킨 곡이다. 첼로가 고요하게 선율을 시작하고, 곧 오보에와 바순, 잉글리시 호른이 첨가되면서 유명한 트리스탄 코드를 만들어낸다. 계류음들이 만들어내는 불협화음이 이어진 뒤, 오케스트라가 서정적이면서도 애절한 선율을 연주하며 점차 감정을 고조시킨다. 주제선율과 현악의 반음계진행이 결합하면서 음악이 점차 클라이맥스를 향해 치닫는다. 클라이맥스 이후에도, 마치 영원히 지속되는 사랑처럼 음악은 길게 여운을 남기면서 지속된다. 주제선율이 점차 잦아들면서, 관악기에서 다시 한 번 트리스탄 코드를 반복하면서 마무리된다.
-2009년 글라이드본 공연. 트리스탄(왼쪽, 토르스탄 겔)과 이졸데(안야 캄페)-
2막, 사랑의 2중창
트리스탄과 이졸데가 밀회하는 장면에서 부르는 노래로, 극 중에서 가장 긴 길이의 음악이다. 바그너는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세 막을 모두 2중창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1막은 이졸데와 브랑게네의 2중창을 통해 이졸데와 트리스탄의 과거를 설명하고, 3막에서는 트리스탄과 쿠르베날의 2중창을 통해 트리스탄의 과거와 회한을 표현하였다. 1막과 3막의 2중창이 두 주인공이 각각 충실한 측근과 부르는 노래인 것과 달리, 2막의 2중창은 두 연인이 함께 만나 서로의 감정을 가장 진실한 표현으로 토로하는 음악이다
-트리스탄과 이졸데-
이처럼 두 사람이 서로의 사랑을 표현하는 노래이면서도, 이 노래는 일반적인 오페라의 감미로운 사랑의 2중창과는 매우 다른 특징을 가진다. 두 연인의 2중창은 처음부터 매우 격렬한 진행으로 시작된다. 이졸데는 광기어린 높은 C음을 노래하고 트리스탄의 선율 역시 격정적이다. 두 사람의 선율은 함께 제시되지 않고 각자의 선율을 노래할 뿐이다. 1막의 전주곡에서 제시된 반음계적인 선율이 격렬한 감정을 더욱 강조한다. 격정적인 선율이 점차 잦아들면서 부드럽고 유혹적인 선율이 제시된다. 두 연인이 사랑이 지배하는 밤을 갈망하면서 서로를 밤과 꿈의 세계로 유혹하는 장면이다. 두 사람의 감정은 선율보다는 오케스트라의 진행에 의해 대부분 표현된다.
이러한 유혹의 제스처에 뒤따라, ‘사랑의 밤(Liebesnackt, O sink hernieder, Nacht der Liebe)’ 장면이 이어진다. 숭고하면서도 섬세한 음악은 현실세계를 등지고 진실한 사랑의 합일을 꿈꾸는 두 사람의 소망을 독특한 방식으로 구현하고 있다. 절제된 오케스트라 반주 위에서 드디어 함께 제시되는 두 사람의 감미로우면서도 서정적인 선율은 1막 전주곡의 주제선율과 어우러져, 현실에서 느끼는 고통과 현실을 벗어나려는 초월적인 갈망을 탁월하게 표현하고 있다.
-트리스탄과 이졸데 1902-
제3막 트리스탄의 노래
트리스탄이 멜로트에게 입은 상처로 인해 죽어가면서 부르는 노래로, 죽음에 이르기 전에 이졸데의 모습을 보기 위해 고통스럽게 생명을 이어가는 심정을 탁월하게 포현하고 있다. 죽음이 목전에 이른 것을 깨달은 트리스탄은 자신의 충실한 부하 쿠르베날에게, 자신을 낳고 죽음에 이른 어머니로 인해 정해진 이름의 유래와, 이졸데에 대한 사랑, 그리고 그 사랑을 억압하는 낮의 세계에 대한 비판 등을 토로한다. 바그너는 이 노래에서 이제까지 제시되었던 상처의 모티브, 낮의 모티브, 독약의 모티브, 목동의 모티브 등을 모두 사용하여 대위법적으로 결합시키고 있다.
트리스탄의 이 노래는 음악적으로도 매우 아름답지만, 트리스탄의 입을 빌어 쇼펜하우어적인 세계관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되는 노래이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이 자신을 파멸시키고 있지만, 자신의 생명을 연장시키는 유일한 이유가 그 이룰 수 없는 갈망임을 깨달은 트리스탄의 선율은, 마치 열반에 이르려는 승려와 같은 회한과 황홀감이 뒤섞인 감정을 표현한다.
마침내 죽음에 이른 트리스탄은, 격정적인 선율로 죽음에 대한 황홀한 갈망을 표현하고, 앞서 제시된 목동의 피리 선율이 다시 등장한다. 다른 악기들이 절망적으로 하행하는 동안, 이 피리 선율은 계속해서 상행하면서 열반 혹은 죽음을 통한 구원에의 갈망을 암시한다.
-절망으로 괴로워하는 이졸데-
제3막 이졸데의 노래, ‘사랑의 죽음(Liebestod)’
〈트리스탄과 이졸데〉 중에서 1막 전주곡과 함께 가장 유명한 음악으로, 보통 콘서트용으로 연주될 때에는 전주곡 다음에 연달아 연주되곤 한다.
극중에서는, 트리스탄을 치유하기 위해 먼 길을 달려왔지만 뒤늦게 도착한 나머지 트리스탄의 죽음을 목도한 이졸데가 부르는 노래이다. 1막 전주곡의 주제선율을 변형한 선율을 노래하면서, 죽음을 통해 트리스탄과의 합일을 꿈꾸는 절망적이면서도 환희가 교차하는 감정을 표현하는 음악이다.
-영화의 한장면-
선율 자체로도 고난이도의 기교를 요구하지만, 슬픔과 황홀경이 교차하는 미묘한 감정을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 소화해내기가 매우 어려운 곡이다. 또한 바그너가 완전한 형태로 선보인 무한선율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어야 하는 곡이기도 해서 호흡의 안배가 매우 중요한 곡이기도 하다.
Wagner - Tristan und Isolde (Barenboim, Ponnelle, 1983)
바그너는 이 작품에서 트리스탄 화음과 극한치의 반음계 화성을 사용하였고,
20세기 작곡가들에게 강한 영향을 주었다.
그리고 풀잎의 오페라散策 임시 안내말씀입니다.
오늘 자료 다음으로는 베드르지흐의 스메타나차례이지만 먼저 10년후에 작곡된 바그너의 4부작
<니벨룽의 반지중 제1부 라인의 황금>을 소개 할까 하오니 많은 성원 당부 드립니다.
이 작품은 독일 바그너의 성지라 일컬어지는 작은도시 바이로이트에서 해마다 바이로이트 음악제가 열리고 바그너를 기리는 수많은 음악가들이 참여하며 여기서 이 <니벨룽의 반지>를 감상 하려고 지정석 예매를 하기위해서는 13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믿을수없는 이야기며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