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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모차르트 /돈 지오반니 중` 나에게 그대의 손을..`(Don Giovanni, K.527

P a o l o 2016. 10. 30.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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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 Giovanni, K.527 - La ci darem la mano


모차르트 / 오페라 '돈 지오반니' 중 나에게 그대의 손을..

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


Thomas Hampson - Barbara Bonney

Nikolaus Harnoncourt - Royal Concertgebouw Orch. Amsterdam

Thomas Hampson / Hans Peter Blochwitz / Roberta Alexander / Barbara Bonney

   

Don Giovanni K.527


 

작품배경

모짜르트의 오페라 중에서 최대의 걸작에 속하는 『돈 지오반니』는 14세기 혹은 그 이전에 있었다는 전설적인 인물 돈 환 (Don Juan) 의 이야기이다. 이 돈 환은 돈 많고 아름다운 용모에 호색가로서 일반에게 알려져 있다. 이이야기가 사실인지 또는 공상인지 그리고 어느 때 누구의 작품인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최초의 출판이 1630년 스페인의 테이르소 디 몰리나(Teirso de Molina) 의 『세빌리아의 조롱자와 돌 손님(띠 Burlador de Sevillay Combidado de Pieda )』이라 한다.

여기서 『피가로의 결혼』에 대본을 쓴 다 폰네가 베르타티(Giovanni Bertati)와 모르에르 등 위에서 말한 이들의 대본을 참작하여 절묘한 어법으로 써 과거의 작품을 흥미 있게 개작한 것이다. 그리고 돈 지오반니의 성격을 종래에는 여러 가지 면으로 해석하였는데 이것을 하나의 인간 전형으로서 퍽 심각한 의의를 첨가했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그리 심각한 의의를 암시란 면은 적다고 하겠다.

모짜르트는 1787년 5월 자작의 오페라『피가로의 결혼』의 초연을 의논하기 위해 프라하에 갔다가 극장 주인 폰티니로부터 신작 가극을 의뢰 받았다. 그가 빈에 돌아와 다 폰테와 의논한 결과 이 작품을 택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작곡은 1787년 여름부터 시작하여 그해9월 프라하의 음악가 프란츠 데섹(Franz Xavew Desek, 1713∼1799)의 아내 죠세파(Josepha) 의 별장에서 썼다.

   

작곡:모차르트 (W.A. mozart 1756∼1791)
대본:로렌초 다 폰테
때와장소:17세기 스페인의 어느 거리
초연:1787년 10월 29일 프라하 극장
등장인물:돈 지오바니 (Don Giovanni) 호색적인 귀족
.........레포렐로 (Leporello)그의 하인
.........돈나 안나 (Donna Anna)기사장의 딸
.........돈 오타비오 (Don Ottavio)돈나 안나의 약혼자
.........돈나 엘비라 (Donna Elvira) 돈 지오반니에게 버림받은 부르
.........고스의 여인
.........체를리나 (Zerlina)시골소녀 마제토의 약혼자
.........마제토 (Masetto) 농부 
.........기사장. 돈나 안나의 아버지 농부 악사 등

   

서곡 Andante, d단조, C장조,2/2박자, 소나타 형식

이 서곡은 초연하기 전날 하룻밤사이에 작곡했다는 걸작이다. 이 작품은 그가 항시 쓰던 독립된 음악적인 소재를 취하지 않고 , 최종의 장면 석상(石像)이 나타나는 주제를 채용하여 오페라의 클라이막스를 예상하게 하는데 특색이 있다. 이 서주에 계속 하는 주제는 오페라와는 별도로 된 것으로, 경쾌한 D 장조의 Allegro로서 약진하여 C장조에서 끝난다. 그리고 F 장조로 옮겨지면서 제 1막이 계속된다.

   

La ci darem la mano

Tom Krause, bass - Lucia Popp, sop

Wiener Hayden-Orchester

Istvan Kertesz, cond

   


 


제1막

제1장 : 호색가 돈 지오반니는 친구인 돈 오타비오의 약혼자인 돈나 안나를 유혹 하기 위하여 친구 모습으로 변장하고 그녀의 방으로 들어간다. 잠시후 변장한 돈 지오반니는 돈나 안나에게 붙잡혀 물린 얼굴을 팔로 가리고 도망쳐 나온다. 지오반니, 레포렐로, 안나 등의 3중창이 노래된다. 안나는 지오반니의 부도덕을, 지오반니는 창피함을 레포렐로는 자신의 무능함 등을 한탄하는 노래를 부른다.....

듀엣: "La ci darem la mano" (Don Giovanni, Zerlina)

둘이 남게 되자 체를리나같이 아름다운 분이 저런 시골뜨기의 신부가 되어서는 안된다며 그녀를 유혹하는 돈 죠반니. 계속 유혹하는 말에 차츰 마음이 그에게 기울어가는 체를리나. 결국 감미로운 선율로 '자, 서로 손을 잡읍시다, 바로 저기, 자 가자, 체를리나'라고 돈 죠반니가 노래하기 시작하고, 망설이던 체를리나도 마침내 굴복, 돈 죠반니의 '가자'라는 말에 '가요'로 답하며 행복한 2중창을 부른다. 이 유명한 아리아는 영화 "가면 속의 아리아"에서 쓰이기도 했다.

모짜르트가 하룻밤 만에 서곡을 작곡 했다는 오페라 돈 조반니, 바람둥이 돈 조반니가 마제토와의 결혼식 축하연에서 체를리나를 보고 한눈에 반해 온갖 감언이설로 그녀를 유혹한다. 돈 조반니와 체를리나가 부르는 달콤한 이중창 ‘나에게 그대의 손을, 연인이여(La ci darem la mano)’

 

제2장 : 돈 지오반니의 성이 보이는 부르고스 가의 시골이다. 지오반니와 레포렐로가 이야기를 하며 걸어가고 있는데 한 여인이 (아 , 누군가 나에게 말해 주겠지 악당 같은 그 녀석이 있는 곳을 Ah! Chi mi dice mai quel barbaro dov'e? 이라는 노래를 부르고 있다. 호색한 지오반니가 그녀에게 다가가서 아가씨라 부르자 뒤돌아 본 그 여인은 지오반니의 옛 애인인 엘비라였다. 레포렐로가 엘비라를 위로해주려고 노래로 이야기를 해준다. 지오반니와 사랑을 나눈 여자는 2천여명이 넘는다고 하자 엘비라는 자기도 속임을 당했다고 생각하고 복수를 맹세한다.

아리아: "Madamina, il catalogo e questo" (Leporello)

이에 레포렐로는 명부를 보여주며 유명한 [카달로그송]을 부른다. '마님, 내가 만든 나으리의 애인 명부를 읽어 보겠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640명, 독일에서는 231명, 프랑스에서는 100명, 터키에서 91명, 그리고 스페인에서는 무려 1003명을 헤아릴 수 있습죠. 시골 아가씨, 하녀, 거리의 여자, 백작부인, 남작부인, 공작 부인등 모든 계급, 모든 스타일, 모든 연령의 여자를 총망라하고 있습니다'라고 노래한다. 계속해서 '금발 여자는 아름답다고 칭찬하고, 갈색의 여자는 정숙하다고 찬양하며, 겨울엔 살찐 여자, 여름엔 마른 여자를 좋아합죠. 몸집이 크면 당당하다고 말씀하시고, 작으면 귀엽다고 말씀하십니다. 나이 많은 여자는 오로지 명부를 채우기 위함이며, 특히 흥미를 가지는 것은 숫처녀입죠. 부자건 못생겼건, 이쁘건 밉건 치마만 둘렀다 하면 상관없습니다. 아시겠습니까?'라고 노래 부르니 엘비라가 기가 막혀한다.

 

제3장 : 오늘 밤 결혼하는 체를리나와 마제토를 축하하려 마을 사람들이 무리지어 춤추고 노래하고 있다. 이광경을 본 지오반니와 레포렐로가 본다 신부 체를리나를 보자 지오반니는 호색기가 나타난다 하인을 시켜 마을사람 모두를 자기저택에서 연회를 배풀어 모이게 한다. 이때 지오반니는 체를리나를 유혹한다 이때 엘비라가 나타나 지오반니는 호색한이며 나도 피해자라고 알려주며 체를리나를 데리고 나간다. 이때 안나와 오타비오는 엘비라를 만나 지오반니에 대하여 듣는다 이때서야 안나는 예전에 자기 방에 들어와 안나를 겁탈하려던 사람과 아버지를 죽인사람이 지오반니인 걸 알게 된다. (나의 순결을 빼앗으려 한 자 아버지를 죽인자 이제는 너를 안다 Or sai chi L'onore) 라는 아리아를 부른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그녀들은 복수를 결심하며 퇴장한다.

제4장 : 장면은 지오반니의 저택이다. 마제토는 체를리나가 바람 피우는 것을 원망하며 질투하자 체를리나는 마제토를 안심시키려 (때려주세요 마제토 Batti Batti O bel Masetto) 라는 아리아를 부르며 용서를 빈다. 엘비라 안나 오타비오 가 가면을 쓰고 들어온다 그전에 정의의 신이여 우리를 보호하소서 Protegga, il giusto cielo) 라는 3중창을 노래한다 무대는 지오반니의 저택 지오반니는 춤을 추며 체를리나를 유혹하며 다른 방으로 데려가고 그의 하인은 마제토를 분산 시키며 데리고 나간다. 

프라하 극장(초연)

이때 체를리나의 비명이 들리고 마제토 레포렐로가 방으로 뛰어든다 지오반니는 하인의 잘못이라 발뺌하지만 오타비오가 칼을 빼 들고 지오반니는 혼란한 틈을 이용하여 도망쳐 버린다.



제2막

제1장 : 무대는 엘비라의 집이다 . 엘비라는 지오반니를 미워하지만 그를 그리워하고 있다. 지오반니는 레포렐로와 옷을 바꿔 입고 엘비라의 가정부를 유혹하려 하고 가짜 지오반니는 엘비라에게 헤어진 것을 후회한다며 정원으로 유혹한다 마음 약한 엘비라는 그 꼬임에 넘어간다. 마제토와 마을사람들은 총을 가지고 지오반니를 찾지만 레포렐로로 변신한 그를 알아 보지 못한다 지오반니는 마제토와 한조가 되어 수색을 하다가 마제토를 치고 달아난다. 마제토의 비명소리가 들리고 체를리나가 뛰어와 위로를 한다.

깐초나타: "Deh, vieni alla finestra"(Don Giovanni)

숨어서 보고 있던 돈 죠반니는 이들을 살인자 흉내로 쫓아버리고 창 아래로가서 만돌린을 켜면서 [돈 죠반니의 세레나데]로 유명한 깐초나타를 부른다 (사진).

 

제2장 : 지오반니 행세를 하는 레포렐로가 복수를 하기위해 지오반니를 찾고 있는 마제토 안나 오타비오를 만난다. 그들이 레포렐로를 지오반니라 생각하고 죽이려 하자 엘비라가 나서서 말린다. 자기의 연인이니 살려달라 부탁을 한다 레포렐로는 이제야 깨닷고 그들앞에 자기의 정체를 밝히고 업드려 사죄하다가 뒷문으로 도망친다 오타비오는 실망하고 복수를 결심하고 (내 연인을 위해 Il mio tesoro intanto)를 부른다

아리아: "Il mio tesoro intanto"(Don Ottavio)

레포렐로가 도망가자 일동은 억울해하자, '그 사이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로해주십시요, 원수를 갚았다는 소식을 가지고 돌아온다고 전해주십시요'라고 부탁하면서 돈 죠반니를 당국에 고소하기로 한다. 빈 초연시는 테너가 부르기 힘들다하여 10a번의 아리아로 대체하기도 했다. 빈 초연시에 여기에 두 곡이 추가됐는데, 체를리나와 레포렐로의 듀엣(No. 20a)과 다음 곡이다. 오늘날에는 보통 No. 20a는 생략하고 있다.

 

제3장 : 장면은 교회의 공동묘지이다. 도망친 지오반니와 레포렐로가 만나서 그동안 있었던 일에 대하여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뒤에 서있던 석상이 (동이 트기 전에 너의 웃음은 사라지리라 Di rider finirai pria dell' aurora) 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 석상은 지오반니가 죽인 기사장의 석상이다. 레포렐로는 부들부들 떨고있는데 지오반니는 허세를 부리며 그석상에 게 저녁초대를 한다. 석상도 승낙을 한다.

 

제4장 : 장면은 안나의 저택 안의 한 방이다. 안나와 오타비오가 있다. 오타비오는 그녀가 죽은 아버지 때문에 결혼을 미루는 것과 자기를 등한시 하는 것에 대하여 불만을 이야기한다. 안나는 (진실한 나의 마음을 알아주세요 Non mi dir)를 부르며 오타비오를 안심 시키려 하고 있다.

 

제5장 : 장면은 돈 지오반니 저택의 한 방이다. 지오반니는 악사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저녁 만찬을 즐기고 있다. 엘비라가 들어와 지오반니의 마음을 돌려 회개하라고 충고를 하지만 지오반니는 조소를 보낸다. 지오반니의 행동에 단념한 엘비라가 나가다 비명소리를 지른다 레포렐로도 나가 보더니 비명소리를 지르며 들어와 이야기 한다. 저녁식사에 초대한 석상이 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때 지오반니는 칼을 빼 들고 나가 문을 연다.

문 앞에는 기사장의 석상이 서있다. 지오반니가 석상과 악수를 나눈다. 차가운 손이다. 석상은 지오반니에게 마지막 참회를 요구하지만 지오반니는 거절한다. 이때 별안간 천지가 진동을 하고 번개가 번쩍이며 주위에 불길이 치솟는다. 비로서 그도 공포와 두려움을 느끼지만 고통의 외침과 함께 그는 지옥으로 떨어져 버린다. 땅속에서는 (죄에 대한 인과 응보)라는 고요한 합창소리가 들려온다. 마지막으로 이동은 (약한 자의 말로는 이렇다 Questo e il chi fa mal)을 합창하며 작품은 막을 내린다.

   


 


모차르트: 오페라 "돈 죠반니"

Thomas Hampson (돈 죠반니), Robert Holl (기사장), Edita Gruberova (돈나 안나), Hans Peter Blochwitz (돈 오타비오), Roberta Alexander (돈나 엘비라), Laszlo Polgar (레포렐로), Anton Scharinger (마제토), Barbara Bonney (체를리나)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 (지휘)
로얄 콘서트헤보 오케스트라

아르농쿠르가 80년대말 녹음한 모차르트 교향곡 녹음이 던져준 충격은 아직도 생생하다. 교향곡 40번의 그 훌륭한 호른소리와 38번과 41번의 늠름한 트럼펫소리는 마치 기존 연주들의 타성에 젖은 해석에 경종을 울리는 듯했다. 그 후에 녹음된 콘서트헤보와의 이 "돈 죠반니"녹음에서 아르농쿠르는 오페라 전반에 걸쳐서 호른을 강조함으로써 모차르트가 원했을 법한 "돈 죠반니"의 웅장함이 적나라하게 살아나서 다른 녹음에서 들리지 않던 부선율을 듣는 재미는 지금도 그 대안을 찾을 수가 없을 정도다.

하지만 제 2막 피날레의 석상 장면만 놓고 본다면 뵘/빈 필 (DG)의 음반이나 데이비스/코벤트 가든 (PHILIPS)음반등에 그 스케일면에서 떨어진다는 점은 오페라 전체를 놓고 볼 때 한 편으로 이해하기 힘든 면이 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비록 베스트로 꼽히긴 했지만 별 5개 만점은 주지 못하고 말았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석상의 첫 등장과 함께 터지는 포르테에서 아르농쿠르가 보여주는 오케스트라의 밸런스는 심지어 아바도/COE의 그것보다도 더 뭉툭하고 저음역으로 깔려있다. 대신 석상의 노래가 시작되고서 부터는 예의 스케일 큰 팀파니와 금관으로 공포스런 분위기는 뒤로 갈 수록 더해진다. 이 약점은 석상의 등장 장면에 무시무시한 포르테를 원하는 필자에겐 그지 없이 안타깝게 여겨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음반을 베스트로 꼽은 데는 이미 언급한 다른 부분에서의 금관반주의 매력도 크지만 아르농쿠르가 보는 "돈 죠반니"에 대한 견해가 기존의 해석에서 찾기 힘든 묘한 맛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배경설명이 좀 필요하다.

모차르트는 그의 작품 목록에 "돈 죠반니"를 오페라 부파로 분류해 놓고 있는데 주인공의 죽음으로 끝나는 이 오페라를 후대사람들은 진정한 희극으로 보고 있지 않았다. 대체 모차르트와 다 폰테가 말하고자하는 바는 무엇이었는가? 그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아마데우스"에서는 제 2막의 석상이 자신을 일깨우는 아버지 레오폴드 모차르트와 대응되는 존재로 해석되어지고 있다. 즉 방탕한 생활을 하는 돈 죠반니는 모차르트 자신이며 사회의 규범과 질서로 대변되는 아버지상을 석상에 비유한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오페라에서 모차르트 자신과 감상자들은 돈 죠반니의 방탕한 생활을 보면서 마음 속에 잠재해있는 '돈 주앙' 컴플렉스에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으로 볼 수 있을까? 그렇다면 비록 돈 죠반니는 지옥으로 떨어지지만 돈 죠반니의 행위에 마음속으로 동조하고 있던 관객들은 무사히 살아서 집으로 돌아감으로해서 묘한 안도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필자가 생각하는 모차르트 오페라 "돈 죠반니"의 진정한 매력이며 바로 아르농쿠르 자신의 해석이기도 하다.

아르농쿠르의 해석에선 그 '서정적 자아'가 돈 죠반니를 파괴하려는 무리에 있는 게 아니라 돈 죠반니와 레포렐로쪽에 맞춰져있다. 이런 해석에서 보면 돈나 안나나 돈나 엘비라가 부르는 복수와 원망의 아리아속에는 항상 돈 죠반니에대한 잊지 못할 그리움이 마음 속 밑바닥에 깔려 있다. 아르농쿠르는 그녀들의 아리아마저 아름답게 만들어버림으로써 등장인물들의 단편적인 성격묘사를 넘어서서 모두 돈 죠반니 입장에서 본 '황홀한 오해들'로 가득 메워져있다. 그러기에 석상 장면전까지 모든 음악은 심지어 비극적이고 슬픈 아리아까지 듣고 있으면 어깨가 절로 덩실거릴만치 즐거움에 충만해있다.

무엇보다도 이런 해석을 완성하는 데에는 돈 죠반니역을 맡은 바리톤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청자들 속에 내재한 '왕자병'(혹은 '공주병')을 자극해서 돈 죠반니와 관객 자신을 동일시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매력을 갖춘 인물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조건을 토마스 햄프슨은 훌륭히 만족시킨다. 그의 돈 죠반니는 심지어 그가 체를리나를 범하려 했다가 레포렐로를 대신 범인으로 몰아세우는 비열한 장면에서조차 청자로 하여금 그의 편이 되게 할 만큼 목소리자체에서 풍기는 선한 분위기와 주인공다운 카리스마가 압도적이다. 그가 부르는 제 11곡 샴페인의 노래는 마지막부분에 이르러 훌륭한 목소리와 감탄사를 절로 일으키는 절묘한 콘서트헤보의 호른소리가 잘 어울려 신선한 매력을 풍긴다.

그의 강하면서도 똑 떨어지는 발음은 너무나 명확해서 제 1곡이나 1막 피날레의 '초콜렛 주문 장면'에서 다른 음반들과 구별되는 늠름함을 찾을 수 있다. 제 2막 첫 곡 레포렐로와의 듀엣에서 레포렐로의 목소리와 이 만큼 확실하게 구별되는 귀족의 목소리도 드물 것이며 제 16곡 세레나데에서는 남자로서 풍기는 이성적인 매력이 충만하여 비록 필자가 남자지만 여자라면 이런 목소리에 반할 만하다는 정도의 매력이 있다. 자 그럼 이런 왕자병 돈 죠반니가 (돈 죠반니가 왕자병이 아니라면 누가 그병에 걸리겠는가?) 레포렐로로 변장해서 부르는 제 17곡 'Meta di voi qua vandano'는 어떠할까? 예상했듯이 햄프슨은 전혀 자신의 하인 목소리를 흉내내지 않고 당당히 불러버린다. 만약 여기서 레포렐로 흉내를 냈었다면 전체 오페라의 해석이 무너져버리는 꼴이 될 것이다. 그가 부르는 2막 피날레의 만찬 장면도 특필할만하다. 레포렐로와 주고 받으며 다른 작곡가와 모차르트 자신의 '피가로의 결혼'의 주제를 따와서 흥겹고 유쾌한 분위기를 잘 노래하고 있다. 비록 외스트만의 음반이 오케스트라 반주는 더 신나지만 가수들의 노래가 아르농쿠르쪽이 더 주목을 끈다.

레포렐로를 맡은 라즐로 폴가는 분위기에 따라 급변하는 목소리를 보여주기 보다는 주인을 닮아서 즐거운 노래를 부르는데 더 관심을 쏟고 있다. 제 1곡의 그의 첫 노래는 이 훌륭한 오페라의 시작이 너무 좋아 미치겠다는 듯한 아르농쿠르의 반주에 맞춰 좋은 목소리를 과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체를 통해 이 부분만은 조금 투정섞인 노래를 들려줬으면 하지만 그러기엔 이 오페라의 시작은 너무 흥겨운 것인가? 그가 부르는 카달로그송은 독특한 면이 있는데 가사를 음미하지 않고 들으면 마치 베토벤의 9번 교향곡 3악장을 듣는 듯한 숭고함마저 느끼게 만든다.

이는 분명 엘비라를 약올리는 듯한 해석도 아니요, 주인님의 공덕(?)을 찬양하는 듯한 것도 아닌데 굳이 분류하자면 모차르트가 작곡한 이 가사보다 몇곱절 위대한 선율에 대한 경의라고 부르면 꿈보다 해몽이 좋다가 되버릴까? 이 곡에서 아르농쿠르의 반주는 주선율보다 비올라, 파곳, 호른을 선명하게 부각시겨서 더욱 음악 자체에 귀를 기울이게 만든다. 극의 흐름에 맞춘 연기보다는 음악에 몰두하는 그의 노래는 가사를 음미해가면서 듣고 있을 때는 조금 무리한 해석이 아닌가 하는 부분도 있는데 제 22곡 묘지 장면에선 별로 떨지 않고 곱게 불러주기만 한다던지 제 19곡 6중창에서 비는 장면에서 별로 리얼하게 빌지 못한다는 것은 단점이라 하겠다. 그가 부르는 20번 아리아 'Ah, pieta, signori miei'에서는 포르테에서 강한 호른이 같이 나와서 역시 이 음반에서만 들을 수 있는 참신한 오케스트라 반주의 좋은 예가 되고 있다.




여자가수들 중에선 돈나 안나역의 에디타 그루베로바가 다른 음반들에 확연히 구분되는 개성을 가지고 있다. 그녀의 유려한 고음은 마치 악기처럼 사용되어서 아르농쿠르의 음악최우선인 해석에 필수 불가결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제 1막의 그녀의 아리아 'Or sai chi l'onore'에서 그녀의 은색빛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고음은 관현악반주의 광포함으로 장식되는 베이스라인에 아주 잘 어울린다. 1막 피날레에서 부르는 자유만세장면이나 엘비라, 오타비오와 부르는 3중창에서도 마치 엘비라의 어깨를 집고 올라서서 부르는 듯 앙상블의 맨꼭대기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돈 죠반니"에서 가장 중심이 되어야할 여성파트가 돈나 안나임을 확인해 주는 것이다. 제 2막에서 6중창과 마지막 아리아에서도 시원하고 확실한 아티큘레이션을 통한 현역 최고의 콜로라투라를 확인시켜주고 있다. 그녀의 목소리는 빈 필과 같은 두터운 현을 가진 오케스트라보다는 매끈한 회색빛의 콘서트헤보 바이올린 소리와 비슷해서 고음역대의 반주와도 어울린다.

아르농쿠르가 택한 엘비라역의 캐스팅도 그루베로바만큼이나 절묘하다. 로베르타 알렉산더의 목소리는 바로 그로베로바와 한 세트라고 해도 좋을 만치 앙상블에선 바로 그루베로바의 목소리 바로 아래에 튼튼하게 자리잡아서 크기가 다른 닮은 꼴을 보는 듯 안정감을 준다. 그녀는 다른 배역들보다 좀더 연기에 충실한데 제 3곡에서 실연의 슬픔을 노래부르는 연기가 특히 좋다. 제 15곡, 창가에서 돈 죠반니를 향해 부르는 노래는 넓은 공간에서 울리듯 청아한 소리를 내주어서 그루베로바와 함께 악기로서의 그녀의 목소리가 얼마나 훌륭한지 확인시켜주고 있다. 다만 그녀가 부르는 힘겨운 2막의 아리아 'Mi tradi quell'alma ingrata'는 칼라스가 보여준 힘과 기교로 밀어부치는 식이 아니라 노스탤지어를 강조하는 쪽인데 중반부에 고음이 힘겨운 것은 어쩔 수가 없는 단점이다. 이 곡에서 후반부로 갈 수록 뚜렷한 호른 소리의 도움을 받아 기다렸다는 듯이 만회하고 있긴하다.

체를리나역의 바바라 보니는 앞의 두 소프라노와 또 구별되는 다른 목소리다. 하지만 그녀의 음량은 다른 두 소프라노에 비해 작아서 외스트만 (DECCA)음반에서처럼 제 1막의 비명소리는 힘겹게 들린다. 그녀의 첫 등장을 알리는 농민들과의 합창부분은 놀랍게도 호른이 동시에 주선율을 따라 부르는 것이 선명히 들려서 아르농쿠르가 콘서트헤보와 녹음한 모차르트 40번 1악장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그녀의 흠잡을 데 없이 깨끗하고 아름다운 노래는 그러나 이제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고 보니 어느정도 식상한 면이 없지 않고 그녀의 아리아에 감칠맛 나는 연기가 보태졌으면 하는 욕심은 버릴 수 없다.

돈 오타비오를 맡은 한스 페터 블록위츠는 언급한 대로 곡 자체가 가진 즐거움을 표현하는 데 역시 힘쓰고 있다. 그의 목소리는 일단 역에 잘 어울리고 있고 강하거나 튀는 목소리는 아니며 촛점 또한 뚜렷해서 좋다. 제 1막의 아리아는 평화스럽게 불러주고 있고 무엇보다도 약주의 현으로 조심스럽게 시작하는 제 2막의 아리아는 선명한 반주와 함께 이 곡이 가진 매력을 한껏 뽐내고 있어서 듣고 있으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 오타비오의 아리아들이 지겹다고 생각하시는 분께는 적극 권해드린다.

마제토역의 안톤 샤링거는 아르농쿠르의 다른 오페라에서도 파파게노나 피가로로 기용될 만큼 귀에 익은 목소리다. 그의 목소리는 완벽한 마제토이며 제 1막의 그의 유일한 아리아에서도 감정이입이 좋으면서도 흥겨움마저 느끼게 불러준다. 1막 피날레에서 숨어있다가 돈 죠반니에게 들키고는 "Si! Masetto"라고 말하는 부분도 감정이 듬뿍들어간 좋은 연기다.

끝으로 기사장의 로버트 홀 역시 아르농쿠르와 녹음한 베토벤 합창에서도 베이스로 기용될 만큼 아르농쿠르의 녹음에 자주 등장하는 가수다. 맨 처음 언급했던 석상 장면의 첫부분이 만족스럽지 못한 것과 비슷하게 그가 부르는 석상의 노래도 에코처리가 되지 않아선지 처음은 무섭게 내지르는 식은 아니다. 하지만 곧 팀파니와 트럼펫의 힘 있는 울림이 되살아나면서 그의 목소리도 점점 힘을 얻고 뒤로 갈 수록 드라마틱한 석상 장면을 연출해준다.

정리하면 아르농쿠르의 이 음반은 모차르트 최고의 오페라이자, 오페라중의 오페라 "돈 죠반니"를 듣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녹음으로 비교청취한 음반들 중에 가장 많은 매력이 담긴 음반이다.

김태형













출처 : 관악산의 추억(e8853)
글쓴이 : 이종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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