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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가을 편지 -8 / 이 해인

P a o l o 2008. 8. 11. 08:53
        가을 편지 - 8 - 이 해인 - 바다 위에 우뚝 솟은 섬은 변함이 없고 내 마음 위에 우뚝 솟은 사랑도 변함이 없읍니다 사랑은 밝은 귀 귀가 밝아서 내가 하는 모든 말 죄다 엿듣고 있읍니다 사랑은 밝은 눈, 눈이 밝아서 내 속마음 하나도 놓치지 않고 모조리 읽어 냅니다 사람은 늙어 가도, 늙지 않는 사랑 세월은 떠나가도, 갈 줄 모르는 사랑 나는 그를 절대로 숨길 수가 없읍니다 잊혀진 언어들이 어둠속에서 깨어나 손 흔들며 옵니다 국화빛 새옷 입고 석류알 웃음 물고 가까이 옵니다 그들과 함께 나는 밤새 화려한 시를 쓰고 싶습니다 찔레열매를 닮은 기쁨들이 가슴 속에 매달립니다 풀벌레가 쏟아버린 가을울음도 오늘은 쓸쓸할 틈이 없읍니다. 당신이 축복해 주신 목숨이 왜 이다지 배고픕니까 내게 모든 걸 주셨지만 받을수록 목마릅니다 당신에게 모든 걸 드렸지만 드릴수록 허전합니다 언제 어디에서 끝이 나겠읍니까.
출처 : 가을 편지 -8 / 이 해인
글쓴이 : 도 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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