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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Borodin / In the Steppes of Central Asia. 중앙아시아의 초원에서

P a o l o 2017. 4. 25.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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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odin / In the Steppes of Central Asia

보로딘  / '중앙아시아의 초원에서'

Alexander Borodin 1833-1887


 



 


 



리스트에게 헌정한 작품

러시아 국민악파 ‘5인조’의 한 사람인 보로딘은 누구보다 동양적인 색채를 강하게 지닌 이색적인 작곡가이다. 그는 평생 화학자의 길을 걷는 한편 기예 삼아 작곡을 했다. 스스로 자신을 ‘일요일의 작곡가’라 칭했고, 그래서 그가 완성한 작품은 극히 적다. 그러나 1862년 발라키레프를 알게 된 이후의 작품은 러시아 음악의 굴지의 명작으로 손꼽히는 것이 많으며, ‘5인조’ 중에서 가장 먼저 국제적인 명성을 날렸다.

1880년은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르 2세의 즉위 25주년이 되는 해로 다양한 축하행사가 열렸다. 그 하나로 황제 재위 중에 일어난 중요한 사건을 활인화(活人畫, living picture)하여 공연할 계획이 있었는데, 각 장면에 따른 부수 음악의 작곡을 12명의 러시아 작곡가에게 의뢰하였다. 이 곡은 그 중 하나이다.


무소르그스키는 <터키 행진곡>을, 림스키-코르사코프는 합창과 관현악을 위한 <찬가>를 작곡했으나 이 공연 계획은 무산되고 말았다. 이 곡의 원제는 단순히 ‘중앙아시아에서’(In Central Asia)로 되어 있었으나, 유럽에서 공연했을 때 번역된 제목에 ‘초원’(steppe)이라는 단어가 덧붙여졌다. 일찍이 프란츠 리스트는 보로딘의 작품을 극찬한 바 있는데, 1881년 바이마르에 머물고 있던 리스트를 방문했을 때 보로딘은 이 작품을 경외하는 대 작곡가에게 헌정했다.

 


 



Kurt Sanderling, conductor

Dresden Staatskapelle

지난해(2011) 100세로 작고한 20세기 마지막 거장 쿠르트 잔덜링은 유대인 혈통 때문에 1936년 독일을 떠나 소비에트 연방에서 거주하며 차이콥스키 교향악단, 레닌그라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다 1960년 동독으로 돌아와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교향악단의 지휘를 맡았죠. 잔덜링은 거장 므라빈스키에게 배워 러시아 음악에 정통하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러시아의 노래와 동방의 노래의 하모니

이 작품 스코어의 속표지에는 이 곡의 내용을 설명하는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 있다.

광막한 중앙아시아 초원의 고요함 속에 낯설지만 평온한 러시아의 노래가 울려 퍼지듯 들려온다. 아득히 먼 곳에서 말과 낙타의 발굽소리에 묻어 동방음악의 독특한 선율이 들려온다. 이 지방의 토착민인 상인들의 행렬이 다가온다. 러시아 병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끝없는 황야를 지나는 그들은 불안한 기색도 없이 다시 긴 여행을 계속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행렬은 멀어지고 러시아의 노래와 동방의 노래가 어우러져 하나의 하모니를 이룬다. 그 메아리는 점차 초원의 대기 속으로 사라져간다.

곡은 2/4박자, 알레그레토 콘 모토의 템포가 일관되면서 광활하고 단조로운 초원의 분위기를 그려내고 있다. 우선 두 명의 제1바이올린 솔로가 옥타브로 연주하는 E음의 약한 지속음으로 곡이 시작되고, 플루트와 오보에로 이어지면서 클라리넷이 ‘러시아의 노래’를 연주한다.

그 뒤를 이어 같은 선율을 호른이 반복하면서 사라지면 첼로와 비올라가 피치카토로 말과 낙타의 발굽소리를 표현함으로써 상인들의 행렬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린다. 관악기가 가세하면서 다양한 울림을 만들어내는 동안, 잉글리시 호른이 투르키스탄 풍의 ‘동방의 선율’을 연주하는데, 여기서 바이올린의 지속적인 E음은 합주로 이어진다.

 

발굽소리는 더욱 거세어지고 ‘러시아의 노래’가 화성적으로 처리되어 나타나면서 결국 총주로 이어져 위풍당당한 행진곡이 된다. 발자국 소리와 발굽소리가 한 쌍을 이루어 울려 퍼지고 다시 ‘동방의 선율’이 첼로를 동반한 잉글리시 호른으로 연주된다.


계속해서 바이올린 유니즌이 고조되어 이를 반복하고, 비올라와 첼로의 유니즌이 이어지고 나면 오보에가 ‘러시아의 노래’를, 바이올린이 ‘동방의 선율’을 연주하면서 대위법적으로 편성된 다음, 이윽고 총주 속에서 발전되어 하나의 하모니를 이룬다. 다시 피치카토에 의한 발굽소리, ‘러시아의 노래’ 모티프가 드문드문 계속 연주되면서 곡은 조용해지고 상인들의 행렬은 먼 지평선으로 사라진다. 마지막으로 ‘러시아의 노래’가 플루트의 피아니시모로 연주되면서 끝을 맺는다.


 














출처 : 관악산의 추억(e8853)
글쓴이 : 이종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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