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머레이 페라이어는 1947년 미국의 뉴욕에서 태어났다. 유태계로 그리스에서 거주하던 그의 부모는 1953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네 살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페라이어는 열일곱 살에 메네스 음악학교에 입학해 피아노, 지휘, 작곡을 공부했다. 그러나 그는 학교 교육보다는 독학과 마스터클래스를 통해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다져나갔다. 특히 메네스 음악학교에 입학하던 해에 참가했던 말보로 음악축제에서 만난 미예치슬라프 호르초프스키(Mieczyslaw Horszowski)와 루돌프 제르킨(Rudolf Serkin)의 가르침은 그의 음악 세계에 깊은 영향을 주었다.
페라이어가 국제적인 주목을 받게 된 것은 1972년 리즈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부터이다. 서정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음악성을 보여주면서 청중들을 매료시킨 페라이어는 이때부터 전 세계를 무대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한다. 1973년에는 올드버러 페스티벌에서 벤자민 브리튼(Benjamin Britten), 피터 피어스(Peter Neville Luard Pears)와 함께 작업했고, 콜롬비아 음반사와 독점계약을 맺으며 음반 작업에도 박차를 가했다. 1980년대에는 그가 존경해 마지않던 호로비츠(Vladimir Horowitz)와 함께 연주하는 영광을 안았다. 훗날 페라이어는 이때의 경험이 자신의 피아니즘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우정은 호로비츠가 사망할 때까지 돈독하게 지속되었다
섬세하고 풍부한 감수성을 특징으로 하는 페라이어는 특히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음악에서 매력을 발한다. 자신이 직접 지휘와 연주를 담당하며 잉글리시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연주한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음반과 베르나르트 하이팅크(Bernard Haitink)와 협연한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은 페라이어의 투명한 피아니즘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실내악에도 깊은 관심을 지닌 그는 과르네리 콰르텟, 부다페스트 콰르텟과 함께 정기적으로 연주와 음반을 선보이고 있다.
Allegro
Andante
Molto Allegro
협주곡 학습을 위한 편곡 작품
모차르트의 초기 피아노 협주곡으로 정리되는 이 곡은 모차르트가 겨우 열 살이 넘은 1767년에 협주곡 형식 서법을 학습하기 위해 다른 작곡가의 작품을 편곡한 것으로 짐작된다. 그가 작곡한 처음 네 개의 협주곡(K.37, 39~41)이 모두 그러한 작품으로 추정되며, 모차르트의 아버지 레오폴트는 아들의 교육을 위해서 독일 작곡가들의 소나타를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하는 협주곡으로 편곡하라는 학습을 시켰던 것으로 짐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