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ra Haskil (7 January 1895 - 7 December 1960) 클라라 하스킬 : 일곱 살 때 빈에서 데뷔하며 일찍이 천재성을 세상에 선보인 그녀는 파리 음악원에서 코르토, 포레에게 배우다가 불과 열다섯살의 나이로 수석 졸업했다. 베를린에서 부조니에게 사사받고 기량을 쌓아 연주 활동을 시작하였으나 병으로 일시 중단, 1921년에 복귀하였다. 솔로 활동 이외에도 이자이, 에네스코, 카잘스, 그뤼미오 등과 연주하기도 하였는데, 이자이와는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그뤼미오와는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녹음하였다. 독일 고전, 낭만파의 정통하였으며, 그 중에서도 모짜르트 연주에 정평이 나있다. 하스킬이 어느 정도로 훌륭한 음악적 두뇌의 소유자였던가는 어린 시절의 에피소드에서도 나타난다. 여섯 살때, 그는 모차르트 소나타의 한 악장을 단 한 번 듣고 그 자리에서 그대로 따라 쳤다한다. 물론 악보를 전혀 읽지 못하던 때이다. 그뿐인가. 그 악장 전체를 다른 조로 바꾸어서 연주했다. 이러한 직관력과 기억력, 음악 전체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진귀한 능력은 그 후에도 쇠하는 일이 없었다. 65년 동안 하스킬은 계속해서 병마와 싸웠다.제1차 세계 대전이 시작된 무렵 앓기 시작한 피부와 근육이 붙거나, 근육과 뼈가 이어져 붙는 무서운 난치병으로 수년간 피아노를 칠 수 없었던 시기도 있었다. 또한 제2차 세계 대전중인 1940년에는 뇌종양 때문에 시력을 일시적으로 잃었는데, 다행히 회복되었으나 위험한 수술로 생명까지 위태로웠던 적도 있다. 그러한 핸디캡을 짊어지고도 자신의 전부를 오로지 피아노에 바친 하스킬은 그의 음악풍을 사랑하는 청중뿐만 아니라 동료 음악가들에게서도 남다른 경애를 받았다. 하스킬은 일찍부터 일류 음악가들과 활동했음에도 불구하고 레코드 녹음은 1947년 그의 나이 52세에 이르러 처음으로 이루어졌다. 곡은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4번. 런던 필과 공연한 SP음반이다. LP기에 이르러 처음에는 웨스트민스터, 이어서는 필립스 전속이 되어 사망할때까지 10년간 여러 점의 LP를 녹음하였다. 클라라는 무엇보다도 '모짜르트 연주자'로 인식되어 있지만, 연주회의 기록을 다시 한번 살펴보면 그의 레퍼토리는 넓고 다채롭다는 것을 알수 있다. 예를 들어 리스트의 소나타, 라흐마니노프의 협주곡2번, 포레와 드뷔시의 작품등도 포함되어 있다. 여하튼 하스킬은 과거 존재했던 최고의 모짜르트 연주자의 한 사람이며 그가 남긴 모짜르트 녹음의 대부분이 주옥과 같다는 것도 의심할 여지가 없다. 병약한 몸에도 불구하고 그는 결코 힘없고 부드럽기만한 피아니스트는 아니였다. 그 청명한 터치는 그가 육체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연구해 낸 보기 드문 순발력과, 건반을 치는 깊이와 날카로움에서 비롯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연주 스타일은 한 마디로 순수한 음악을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떠한 꾸밈이나 과장도 없이 다만 마음을 넣어 음을 굴리는 것만으로 만인의 가슴에 파고드는 감동을 느끼게 해준 이가 바로 그다. - 전설의 피아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