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
글 / 松山 차원대
하늘이 내려온다
쪽물이 쏟아져 내려
세상을 덮어버릴 것만 같다
가을의 여신은
마지막 따가운 햇살을 뿌려
영그는 열매가
단맛이 들게 하고
배부른 대지는 부러울 게 없다
바다를 닮은 하늘이
깊기만 한데
비단 날개를 단 고추잠자리가
물속을 평화롭게 유영한다
바람이 심술을 부려서
들판에 파도를 일으키지만
포세이돈의 허락을 얻지 못해
힘이 약해지고
허리 굽은 촌부의 얼굴에
허수아비의 환한 웃음이 있다
농주가 익어가면
멀리 사는 벗이 그리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