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르 프랑크 / 바이올린 소나타 César Franck, Violin Sonata in A major César Franck 1822-1890
A historical performance of the wonderful Franck Violin Sonata.
This is Leonid Kogan's live performance of an orchestral arrangement of Cesar Franck's Violin Sonata in A major with the USSR State Academic Symphony Orchestra conducted by his son, Pavel. The recording was made on 01/09/1980
앞에서 댕디가 말한 것처럼 이 곡은 ‘가장 순수한 순환 주제를 가진 최초의 작품’이다. 프랑크는 각각의 악장들을 ‘사촌’의 관계라고 말했는데, 서로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으므로 개별적인 악장들을 따로 떼어 연주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풍부한 선율이 돋보이는 소나타 형식이다. 1악장은 작곡가가 ‘연애의 시작’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은은하게 떨리는 마음의 표현처럼 피아노가 낮게 음을 이끌어내며, 곧이어 바이올린이 천천히 몽환적인 주제 음을 연주한다. 선율적인 이 첫 번째 동기는 지속적으로 순환 반복하는데, 2악장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는 유지된다.
피아노의 남성적인 질주와는 대조적으로 바이올린은 2악장에서 비등점을 향해 끓어오르는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교차는 상당히 인상적이며, 이 모든 것들은 뜨거운 감정의 폭발을 말해준다.
3악장 (Recitativo-Fantasia: Ben moderato) 독창적이면서 자유스러운 악장이다. 3악장은 유래가 없을만큼 프랑크의 상상력이 발휘되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독창적이며, 다양한 변주가 사랑의 속삭임을 말해준다. 여기서 주제를 다루는 프랑크의 능력은 무척이나 섬세하다.
피아노 선율을 바이올린이 뒤쫓아가는 4악장은 결혼에 도달하게 된 사랑스런 커플의 환상을 그리고 있다.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카논 양식이 돋보이는 악장으로 마치 팡파르처럼 울러퍼지는 선율은 행복한 미래를 상징한다. César Franck 1822-1890 1886년 9월 28일, 벨기에의 바이올린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외젠 이자이의 결혼식에서 연주된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는 새로운 출발점이었다. 이자이에게는 장밋빛 미래를 밝혀주는 우정의 선물이었으며, 프랑크는 이 작품을 통해서 비로소 작곡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음악은 그가 죽기 몇 달 전에 선보인 현악 사중주를 제외한다면, 프랑크 생전에 유일하게 성공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바이올린 소나타의 성공은 그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 주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에게 세자르 프랑크는 바이올린 소나타의 작곡가로 기억되고 있을 것이다. 물론 [생명의 양식 Panis Angelicus]과 같은 작품들도 있지만 무엇보다 프랑크 음악의 정점은 바로 이 A장조의 바이올린 소나타이다.
오르간을 연주한 경험을 바이올린 작품에 반영
이 작품에 대한 드뷔시의 다음과 같은 말은 매우 중요하다. “사람들은 프랑크의 천재성에 대해 떠들어대곤 하지만, 정작 순수한 의미의 심플함이라는 것을 지적한 사람은 없다.” 사실 프랑크는 매우 단순한 사람이며, 대단한 낙천주의자였다. 그의 제자였던 뱅상 댕디는 “프랑크는 아름다운 화음 하나를 작곡한 것만으로도 하루종일 기분이 좋아서 콧노래를 부르는 사람이다” 라는 증언을 남겼다.
그의 작품들은 일견 단순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엄격한 논리 구조가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19세기 리스트와 바그너에서 시작된 새로운 종류의 음악이며, 프랑크는 전통과 혁신 사이의 ‘통로’를 발견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곡의 발전부와 제시부가 통일적으로 묶여 있기 보다 독립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은 이 새로운 음악적 ‘통로’에 관해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요컨대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는 접근하면서 멀어지며, 다가오면서 이탈하는 우주의 조화를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실 프랑크는 평생을 오르가니스트로 살아 왔으며, 동시대의 사람들에게도 그는 하모니움(소형 오르간의 일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풍금’으로 알려져 있다) 선생으로 유명했다. 프랑크는 오르간으로 사고한 인간이었으며 그의 작곡 기법에서도 오르간 스타일은 작품의 가장 밑바탕에서 움직이고 있다. 그가 이 바이올린 소나타에서 순환 기법(구조적인 통일을 위해 앞선 악장의 동기, 주제 등을 뒤 악장에 반복하는 작곡 형식)을 쓴 이유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오르간을 연주한 경험에서부터 비롯되었을 것이다. 대위법적인 요소가 쓰인 것도 오르가니스트로서 바흐의 오르간 작품을 연주했던 기억으로 물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작곡 스타일은 그의 D단조 교향곡에서도 드러나는데 생명의 탄생과 소멸 그리고 다시 생성의 단계를 그리고 있다.
감성이 풍부하면서도 형식 구조가 논리적인 걸작
프랑크의 네 악장짜리 바이올린 소나타는 유기적인 구조로 연결되어 있다. 1악장의 모티프가 조금씩 변형되고 마침내 4악장의 코다에서 장엄하게 폭발하는 이 작품은 클로드 드뷔시, 뱅상 댕디, 에르네스트 쇼송의 음악이 나아갈 바를 제시해주었다. 음악적 감성이 풍부하면서도 형식 구조가 논리적인 스타일은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의 특징이다.
이 정도로 감정이 점진적으로 하강과 상승을 반복하면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 투영된 작품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여기에는 바흐의 명상과 베토벤의 내적 논리가 따뜻하게 화합하고 있으며, 끊어질 듯 끊어질 듯하면서도 계속 이어지는 모티프는 한없는 침묵처럼 깊은 여운을 남긴다. 다음과 같은 뱅상 댕디의 증언은 이 곡을 이해하는 데 있어 귀 기울일 만하다. 벨기에의 오르가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세자르 프랑크
“만일 프랑크가 바이올린 소나타를 어떤 생각으로 작곡했는지를 당신이 알고 있다면, 미래의 연주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전할 것이다. 1악장을 느린 악장으로 연주하는 경향에서 벗어나라고 말이다. 이 알레그레토는 명랑함을 매우 우아하게 표현하고 있는데, 이것을 극적인 레치타티보로 처리하는 것은 작곡가의 의도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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