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olin.Viola

[스크랩] 추석명절 특별선물-윤이상 / 첼로협주곡(Konzert für Violoncello und Orchester)

P a o l o 2017. 10. 2. 16:09


                 


   



Konzert für Violoncello und Orchester


윤이상 / 첼로협주곡


Isang-Yun 1917~1995


Hans Zender, Cond / Berlin Radio Symphony Orchestra




 


Konzert für Violoncello und Orchester



작품의 탄생

윤이상의 <첼로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은 불란서 문화부 (französische Secretariat d’Etat aux Affairs Culturelles)의 의뢰에 의해 작곡되었다. 1976년 3월 프랑스 루아양(Royan)에서 개최되는 《국제 현대음악 페스티발》(Festival International d’Art Contemporain)에서의 공연을 위해서였다. 윤이상은 1975년 11월 10일에 이 곡의 총보 작업에 착수하여 이듬해 1월 28일에 완성 지었다. 하지만 작곡가 자신이 전하는 바에 의하면 작품이 구상되었던 시기는 불란서 문화부의 작품의뢰보다 훨씬 이전이었던 듯싶다.

윤이상은 자신이 세칭 ‘동백림 사건’으로 죽음에 직면하는 상황에 처했을 때 구명운동에 앞장 서서, 이후 오랫동안 우정을 나누어 왔던 독일의 첼리스트 지그프리트 팔름 (Siegfried Palm)을 위해 이미 오래 전부터 첼로 협주곡을 구상해 왔던 것이다. 때문에 이 작품이 지그프리트 팔름에 의해 초연되고 그에게 - ‘우정에 보답하기 위하여’ – 헌정된 것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이 작품은 외형적으로는 단일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템포와 성격의 변화 때문에 세 부문 (첫 번째 부문: 마디 1-230; 두 번째 부문: 마디 231-337; 세 번째 부문: 마디 338-397)으로 구분될 수 있으며, 각 부문은 18세기 이래로 협주곡 장르에서 관습이 되어 버린 ‘빠름-느림-빠름’이라는 3악장 체계에 상응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작품이 작곡가의 자서전적인 성격을 지녔다는 점이다. 주지하다시피 첼로는 윤이상에게 가장 친숙한 악기였고, 윤이상은 이 작품의 첼로를 통해서 자신을 그리고 오케스트라를 통해서 자신을 에워싸고 있는 사회를 표현하고 있다.



……내 자신이 어린 시절에 첼로를 연주하였기 때문에, 나는 이 악기에 나의 자서전적 과정을 부여하였다. 나의 생각, 나의 경험 그리고 나의 느낌들이 이 작품의 솔로 파트에서 같이 울리고 있다. 이 솔로파트는 오케스트라에 의해 대변되는 세계와의 협연을 통해 나의 저 생애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첼로로 대변되는 작곡가 자신과 그가 탄생부터 겪어야 하는 운명, 운명을 극복하고 나아가지만 죽음에 직면하는 상황에서 떠오르는 작곡가의 상념, 이에 대한 반항, 하지만 결국에 도달하지 못하는 작곡가의 이상. 윤이상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그의 첼로 협주곡을 통해서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그 구체적 내용은 윤이상의 루이제 린저와 나눈 대담에서 비교적 상세히 언급되어 있다.




(이 작품에서) 첼로는 인간이다. 그는 순수하게 태어났지만 태어나자마자 곧 바로 그 자신이 극복해야 하는 운명의 소용돌이 속으로 던져진다. 이것을 나는 작품의 첫 번째 단락에서 표현하였다. 때문에 그는 이 단락에서 매우 격렬하다. ……두 번째 단락에서 그 인간은 자신이 처한 운명 하에서 성장해간다. 힘이 길러지고 인격이 형성된다. 그러나 그는 또 다시 카오스 (Chaos)와 맞닥뜨리게 된다. 이때 고요의 순간과 격동의 순간이 (동시에) 존재하게 된다.

인간은 정말로 극한적으로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그 안에서 그는 자신의 의지가 포기되기를 강요 당한다. 그는 스스로에게 다가서며 자문한다. 내가 누구인가, 내가 인생의, 세계의 어느 곳에 서 있는가. 어느 누구도 그를 돕지 않는다. 그는 완전히 혼자인 것이다. 그는 죽음을 바라본다. 그리고 죽음과 친숙해야만 한다. ……나는 고통 속에서 번민하며 죽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나는 아주 평화로운 상태에서, 조화(Harmonie)의 상태에서 죽는 것을 원했다. 이 조화는 이 작품의 긴 첼로솔로에서 보게 된다. 조화는 순수한 음향이 되어버린다.


 




 

 



 



출처 : 관악산의 추억(e8853)
글쓴이 : 이종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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