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기 토마스 아퀴나스는 인간의 몸을 빌어 세상에 나서 희생의 피를 흘리신 예수를 찬미하는 '그리스도 성체 축일'을 위한 전례문을 작성했다. 이 성체찬미가는 모두 카톨릭 종교 음악의 가사로 많은 작곡가들을 통해 널리 작곡되었다. 성체를 영함으로 인한 감격을 노래한다기보다는 성체를 바라보며 느끼는 신앙적 감성을 노래했다. "Tantum Ergo Sacramentum"은 새로운 구원의 희망으로 구약의 약속을 이루기 위해 몸을 낮추어 인간의 육신으로 나신 지존한 성체 예수 그리스도 앞에서 더욱 겸허하게 엎드려 경배하는 노래다. 슈베르트의 곡은 그런 겸양의 자세로 무릎을 꿇고 시작하여, 구원과 희망의 메세지 앞에서 온 마음과 힘을 다하는 경건한 환희의 감정이 점층적으로 감격스럽게 격양되어 분출되며 흘러간다. 이 종교곡 안에서 '낭만주의적 가곡의 왕'은 고전적 형식의 단정함으로 간절한 찬양을 바친다. 사랑을 받는데에도, 인정을 받는데에도 실패하고 고통스런 병약함에 시달리다가 31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한 이 섬세한 음악가는 종교에서 위안을 구할 수 있었을까? 눈물 어린 삶의 질곡에도 불구하고 다정다감한 상냥함을 잃지 않았던 슈베르트의 심성은 Novo cedat ritui의 기적 앞에서 탄성을 내지른다. 정제하는 마음가짐을 천상의 목관악기가 응답하며 어루만져주고, 그 마음은 마침내 확신에 차서 힘차고도 엄숙하게 빛난다. 초월적인 힘 앞에서 한없이 엎드린 채 삶의 모든 기쁨과 아픔을 구원에의 축원으로 간구하고픈, 인간에게 본연적으로 깃든 종교적 심성이 카톨릭이라는 특정 종교를 초월해서 묵직하고 애틋한 울림으로 와닿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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