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mphony

[스크랩] 말러 / Symphony No.5 in C sharp Minor

P a o l o 2017. 6. 5. 09:21



말러 / 교향곡 5번

Mahler Symphony No.5 in C sharp Minor
Gustav Mahler 1860 - 1911

 

<1901년 작곡 1904년 10월 18일 퀼른에서 초연 >

 

말러에게 있어 [교향곡 5번]은 새로운 출발이다. 불혹을 넘긴 그는 새로운 기악 교향곡의 첫 작품인 [교향곡 5번]에서 고도로 세련된 작곡기법을 구사함과 동시에 전통적인 교향곡의 구성을 살짝 비틀어 특유의 음악적 풍자와 냉소를 좀 더 세련된 방식으로 드러냈다. 자신의 삶과 음악을 밀접하게 관련시키곤 했던 말러는 [교향곡 5번]에서도 그가 경험한 두 가지 중요한 사건을 은근히 암시하고 있다. [교향곡 5번]에 착수하던 1901년에 말러는 심각한 장출혈로 위기를 겪은데 이어 교향곡을 완성하던 1902년에는 미모의 알마 신틀러와 결혼하면서 지옥과 천국을 오갔다

 

 

  

 

 

뒤섞여 있는 비극적 음악과 환희의 음악

 

비록 그 자신은 [교향곡 5번]에 어떠한 표제도 붙이지 않았지만, 비극적인 장송행진곡으로 시작해 유난히 밝고 경쾌한 5악장으로 마무리되는 [교향곡 5번]은 죽음의 위기와 결혼의 행복이라는 두 가지 사건을 나타내는 듯하다. 비극적인 음악에서 환희의 음악으로 마무리되는 전개 방식은 ‘어둠에서 광명으로’ 향하는 전통적인 독일 교향곡의 구성과 닮았지만, 말러는 이 교향곡 곳곳에 자신의 가곡에서 따온 선율을 암시하며 수수께끼 같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무엇보다 말러가 [교향곡 5번]에서 이뤄낸 가장 놀라운 업적은 작곡기법적 성취가 아닐까 싶다. 말러의 [교향곡 5번]에선 그 어떤 선율도 단순하게 등장하는 법이 없다. 하나의 주제가 또 다른 주제와 동시에 제시되는가 하면 조그만 반주 음형이 거대하게 자라나 전체 음악을 압도하기도 한다. 1, 3악장에선 트럼펫과 호른이 마치 협주곡의 솔리스트인양 전면에 드러나고, 3, 5악장에선 여러 악기들이 매우 정교한 ‘폴리포니’(polyphony)를 만들어내며, 2, 5악장 마지막 부분에선 금관악기들이 통쾌한 코랄(choral)을 연주한다. 물론 [교향곡 5번]에서 가장 유명한 악장인 4악장 ‘아다지에토’의 아름다운 음악은 영화음악으로 사용될 정도로 로맨틱한 감성으로 가득하다.

 


말러가 [교향곡 5번]에서 그토록 다양하고 세련된 작곡기법을 구사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당시 말러가 J.S. 바흐의 작품을 깊이 연구한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1901년 3월 경, 말러는 바흐의 악보 전집을 들여놓고 틈날 때마다 들여다봤으며 여름 휴가 때도 바흐가 사용했던 코랄에 다양하게 화성을 붙이며 하루 일과를 보내곤 했다. 바흐 음악을 통해 새로운 작곡 기법에 눈을 뜬 말러는 [교향곡 5번]을 작곡하면서 “초보자처럼 새롭게 곡을 썼다”고 증언하기도 했는데, 실제로 교향곡 5번은 그의 초기 교향곡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음악이다.

 


말러의 [교향곡 5번]은 교향곡 5, 6, 7번으로 구성된 ‘중기 3부작’의 새 시대를 연 작품이다. 이 세 교향곡은 순수 기악곡으로, 일종의 ‘교향악적 칸타타’라고 할 수 있는 교향곡 2, 3, 4번과는 완전히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새로운 3부작은 가사도 가수도 합창도 없이 진행된다. 또한 교향곡에 자신의 가곡을 인용하곤 했던 말러는 [교향곡 5번]에서는 단지 ‘암시’만 할 뿐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중기 3부작 교향곡의의 새 시대를 연 작품

 

제 1 부

제1악장 : 죽음의 행진 <신중한 속도로, 엄격하게, 장례행렬처럼>

'장송 행진곡, 침착한 걸음으로.' 어린 시절 듣던 군대 나팔 소리의 추억에서 끌어낸 트럼펫의 팡파르로 시작한다. 처절한 장송곡의 리듬과 격렬하고 사나운 절망과 슬픔의 기나긴 패시지가 교차한다. 변형된 행진곡 멜로디를 플루트가 연주하는 끝 부분은 귀기(鬼氣)를 느끼게 한다. 말러가 진정한 천재임을 느끼게 해 주는 대목이다.

 

Mahler, Gustav Symphony No. 5 in C sharp minor  I. Trauermarsch

Conductor: Sir Georg Solti
Chicago Symphony Orchestra

 

새로운 3부작을 여는 [교향곡 5번]은 악장 구조 역시 독특하다. 모두 5악장으로 이루어졌으나, 1악장은 마치 2악장의 서주와 같은 역할을 하며 제1부를 구성하고, 3악장은 제2부, 그리고 4, 5악장이 연결되어 제3부를 구성한다. 제1부는 인상적인 트럼펫 팡파르로 시작한다. 곧 이어 마치 고통스러운 발걸음처럼 무겁고 침통한 장송행진곡이 울려 퍼진다. 팡파르와 행진곡으로 이루어진 두 가지 악상은 곧이어 폭발적인 슬픔으로 중단되며 극단적인 대비를 이룬다. 팡파르와 행진곡, 슬픔의 폭발이 교대되는 동안 이 음악을 듣는 이들 역시 감정적인 고양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1악장 말미에 터져 나오는 탄식의 울부짖음에서 절정에 달할 것이다.

<1악장 장송행진곡의 비극성은 탄식과 슬픔의 절정을 선사한다>

 

 

이어지는 2악장은 1악장과 몇 가지 악상을 공유하고 있어 사실상 1악장에 연결되는 음악이라 할 수 있다. 소나타 형식으로 구성된 이 악장은 격렬한 분노를 담은 제1주제와 평화를 갈망하는 듯한 제2주제로 중심으로 전개된다. 2악장의 핵심은 이 악장 말미에 금관악기들이 연주하는 통쾌한 ‘코랄’이지만 이는 오래지 않아 불협화음과 반음계적인 추락 모티브들로 좌절되면서 쓸쓸한 결말에 이른다.

 

 

제2악장 : 폭풍 같이, 격렬함을 가지고

'폭풍처럼 움직여서, 가장 격렬하게.' 변형된 소나타 형식으로, 1악장과 비슷한 분위기의 고뇌가 더욱 사납게 물결친다. 음악적 갈등이 심화되어 막다른 골목에 이르는 순간 극적인 반전을 통해 새로운 음악적 지평이 열리곤 하는데 이 기법을 '개파(durchbruchsform)'라고 한다.

분노의 테마에서 평화의 테마로 반전이 일어나는 대목의 '개파'는 이 곡에서 가장 매혹적인 부분이기도 하다. 전곡의 클라이맥스는 2악장 종반에 펼쳐지는 금관의 찬란한 코랄이라고 할 수 있다. 얼어붙은 하늘을 뚫고 한순간 쏟아지는 눈부신 햇살! 말러의 모든 작품 가운데 가장 찬란한 대목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이 대목 역시 유령 같은 무시무시한 분위기에 다시 눌려버리고 만다.

 

Mahler, Gustav Symphony No. 5 in C sharp minor  II. Stürmisch

Conductor: Sir Georg Solti
Chicago Symphony Orchestra

 

  



제 2 부


제3악장 스케르쪼 / 활기 있게, 너무 빠르지 않게



말러가 "삶의 한 가운데서도 우리는 죽음 속에 존재한다(media vita in morte sumus)"라고 표현했듯이, 삶의 환희 속에서도 죽음에 대한 상념을 뿌리치지 못하는 말러의 이중성을 들려준다.


 

Mahler, Gustav Symphony No. 5 in C sharp minor  III. Scherzo

Conductor: Sir Georg Solti
Chicago Symphony Orchestra

 

제 3 부

4악장 : 아다지에토 '아다지에토, 아주 느리게'

 

대중적 인기가 높은 ‘아다지에토’ 악장은 사랑을 고백하는 듯한     

 






출처 : 관악산의 추억(e8853)
글쓴이 : 이종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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