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ano: Alfred Brendel Conductor: Claudio Abbado Lucerne Festival Orchestra
음악사에서 협주곡 분야의 모차르트와 베토벤과의 위치는 엄청나게 지대한 것인데, 그 양상이 피아노 협주곡과 바이올린 협주곡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바이올린 협주곡의 경우 낭만파 이후 근대에 이르기까지 바이올린 협주곡의 모양은 베토벤의 저 위대한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의 범위에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모차르트는 거기에 비해서 5곡을 썼지만 모차르트의 천품이 드러나는 곡들일 뿐 음악사의 줄기를 바꿀만한 영향력은 행사하지 못했죠. 베토벤은 단 한곡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역사를 결정지어 버렸습니다. 피아노 협주곡에서는 다릅니다. 낭만파와 근대의 피아노협주곡은 모차르트 부터 시작합니다. 특히 그의 20번 이후 부터의 예술성과 독창성은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유감없이 드러낼 뿐만 아니라 그 형식미의 완성도에서 이미 낭만파의 그것을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베토벤의 다섯 곡의 피아노 협주곡은 그 업적을 이어 받아 발전시켰지만 그의 바이올린 협주곡만큼 메가톤급 영향력은 주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생전에 베토벤도 선배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을 그렇게 좋아하고 본받으면서 카덴차도 손수 썼던 모양입니다.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중 1, 2번은 모차르트의 영향을 진하게 나타내어 얼핏 들으면 모차르트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3번에서는 완전히 모차르트를 벗어난 모습을 보입니다. 가장 모범적인 소나타형식으로 긴 오케스트라 서주를 갖는 전통적인 양식이지만 그 내용은 베토벤 특유의 것입니다. 그는 고전적인 협주곡의 모양은 여기서 마무리 짓게 되는데 4번에서는 피아노가 먼저 나오고, 5번에서는 서주 없이 오케스트라 투티와 카덴차 풍의 프레이즈가 나오게 합니다. 고전적인 협주곡 양식의 완성품인 3번은 그래서 더욱 가치있고 빛나는 곡입니다. 형식적 아름다움 뿐만 아니라 다소 비장미가 느껴지는 선율의 아름다움까지 참으로 명곡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제1악장 Allegro con brio 소나타 형식
제2악장 Largo 3부 형식
제3악장 Rondo Allegro 론도 형식
아르투르 루빈슈타인(Arthur Rubinstein)이 지휘하는 암스테르담 콘서트헤보우 오케스트라(Amsterdam Concertgebow Orcehstra-현재의 로얄 콘서트헤보우 오케스트라) 연주로 루빈슈타인이 79세 때인 1973년 공연입니다. 이 거장은 2년 후에 현역에서 은퇴합니다. 이렇게 백발이 되어 그만두는 것이 진정한 은퇴(銀退)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