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곱슬곱슬한 갈색 머리카락에 꿈꾸는 듯한 눈, 그의 음악에는
순진무구함과 따뜻한 사랑이 스며있으며 잃어버린 낙원에 대한 동경이 숨어있다.
그의 <즉흥곡>들은 우리를 감동시키며 유려한 매력으로
우리를 붙잡아 두는 것 같다.
슈베르트는 빈(vien)에서 태어나 빈(vien)에서 죽은 순수한 빈(vien) 사람이었다.
그의 작품은 이른바 "비더마이어"라고 불리던 중산층 세력의 대두에 힘입어
서민적 내지는 시민적인 정서로 우리의 가슴에 친근하게 와닿는다.
성격이 워낙 소심했던 슈베르트는 동시대의 삶을 살았던
거장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에게 가까이 다가갈 용기도 없어
그와는 일생에 꼭 한 번 대면했을 뿐이었다고 한다.
그래도 그의 장례식 때는 횃불을 들고 장의마차를 선도하는
36명의 대열 속에는 그도 끼어 있었다고 한다.
장례식이 끝난 후 한 술집에서 친구들과 다음에 죽을 사람을 위해
술잔을 들자고 제창하였는데 결국 그 자신이 베토벤이 죽은 지
불과 1년 후인 1828년 11월 19일, 31살의 젊디 젊은 꽃같은 나이에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나고 만다.
유해는 그의 소원에 따라 빈(vien)의 베토벤 묘 곁에 묻혀 있다.
슈베르트는 샘솟듯 끊임없이 넘쳐 흐르는 악상과
이것을 작품으로서 표현할 수 있는 직감력을 가지고
자신의 영감을 따라 애환과 감정을 음악에 도입시켜
아름답기 이를 데 없는 서정적 음율을 노래하였다.
낭만적인 가곡에 있어서는 선배인 베토벤이나 베버도
아직 눈 뜨지 못했던 것이다.
그는 체계적인 음악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예리한 감성과
풍부한 정감으로 작품을 썼고,
필요한 가곡 기교도 스스로 습득하였으며,
또한 모차르트와 베토벤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샘물처럼 흐르는 그의 선율은 서정이 젖어 있고,
그의 화성은 언제나 섬세하고 뭉클한 정감에 가득 차 있다.
지금 감상하고 있는 이 "밤과 꿈(Nacht und Traume) D827"도
원래는 가곡으로 작곡되어 애창된 곡이다.
실제 이 음악을 가곡으로 들으면,
테너의 목소리가 마치 꿈꾸듯 우아하게 들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연가곡이니만큼,
아주 몽환적일 정도로 느리면서도 부드럽다.
여기에 참고로 테너의 목소리로 부르는 같은 곡
"밤과 꿈"을 클래식 기타 연주와 비교 감상하시면
서로 다른 형식의 특징을 느끼기에 도움이 되실것으로 믿는다.
빠르기에서부터 크게 차이가 나서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지다만
둘 다 아름답고 풍부한 슈베르트의 감성을 느끼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슈베르트는 가난하게 생을 시작한 음악가로 알려져 있는데,
그 때문에 피아노를 장만할 여유가 없던 그는
다른 작곡가와는 달리 기타를 많이 애용하였으며
기타에 유달리 애착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대의 기타로 편곡되어 연주되는 클래식 기타 연주곡은
듀엣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이 "밤과 꿈(Nacht und Traume) D827"은
오늘날의 기성세대들의 경우,
오래 전 심야 라디오에서
"로망스"와 함께 "밤과 꿈" 연주를 자주 들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기타리스트인 폼포니오와 자라테 듀오의 이중주 연주로 유명해진 이 곡은
지금 들어도
가슴이 설레일만큼 훌륭한 연주곡이다.
슈베르트와 클래식 기타의 매력이 함께 어우러져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만들어 내고 있다.
Teresa Stich-Randall - Nacht und Traume, D.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