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ra.Aria

[스크랩] 조르다노 / Giordano, Andrea Chénier

P a o l o 2015. 11. 2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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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ordano, Andrea Chénier

조르다노 / 오페라 '안드레아 셰니에'

Umberto Giordano 1867-1948


José Cura  Andrea Chénier

Maria Guleghina  Maddalena

Carlo Guelfi  Gérard

Giacinta Nicotra  Bersi

Cinzia De Mola  Comtessa di Coigny

Anne Vavrille  Madelon

Carlo Cigni  Roucher

Guiseppe Guidi  Fouquier Tinville

Conducted by Carlo Rizzi

Orchestra e Coro del Teatro Comunale di Bologna

Bologna, Teatro Comunale, 2006.06

 



 

 

조르다노의 오페라 <안드레아 셰니에>는 프랑스 혁명기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프랑스 낭만주의 선구자로 꼽히는 시인 앙드레 셰니에(André Marie de Chénier, 1762-1794)는 1789년 주영대사관 사설 비서로 런던에 체류하던 중 프랑스 혁명 소식을 접하고 파리로 돌아가 혁명운동에 가담한다.


그러나 로베스피에르의 공포정치에 반발하여 저항하다 체포되어, 그가 실각하기 2일 전 형이 집행되는 바람에 32세의 젊은 나이에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졌다. 이 오페라는 실존인물인 앙드레 셰니에와 귀족의 딸 막달레나와의 사랑 이야기를 축으로 하면서 혁명 전야의 매서운 칼바람을 맞아 고뇌하는 지식인의 상황을 그리고 있다.  

 




 

제1막

코아니 백작의 별장

아버지는 60년이나 봉사하고 있어요. Son sessant'anni, o vecchio, che tu servi!

증오스러운 번지르르한 집이여 T'odio, casa dorata!

양 치는 사람들이여, 안녕! O Pastorelle, addio, addio!

언젠가 푸른 들의 저편에서 Un di all'azzurro spazio

밤이고 낮이고 La notte il giorno

내가 입은 제복은 나의 멍에 Questa livrea mi pesa


파리 근교의 코아니 백작 부인의 별장에서는 저녁에 열릴 무도회 준비로 분주하다. 집안에서는 제라르의 늙은 아버지가 가구를 운반해 오는데, 이것을 본 제라르는 ‘아버지는 60년이나 봉사하고 있어요. Son sessant'anni, o vecchio, che tu servi!’라며 안타까워한다.


아버지는 60년이나 봉사를 해왔어요. 그 오만하고 거드름 피우는 주인을 위해, 충성과 노동, 그리고 당신의 육체, 영혼, 마음까지 다 바쳤어요. 그리고 마치 자신의 삶만으로는 충분치 않은 듯 이 저주받은 고통이 무한하고 영원하도록 자식까지 낳아서 하인으로 만들어 놓았어요.


이어서 ‘증오스러운 번지르르한 집이여 T'odio, casa dorata!’를 부르며 ‘너희들의 멸망이 곧 올 것’이라고 말한다.


증오스런 번지르르한 집이여! 너는 공허로 장식된 환상의 세계일 뿐이야. 실크와 레이스를 입고 허세를 부리는 인간들아! 지금은 즐거운 가보트와 미뉴에트를 즐기는 게 좋을 거야! 너희들의 운명은 정해져 있거든! 이 사악한 귀족의 패거리들아! 하인의 아들이며, 또한 하인인 나는 여기서 제복을 입은 심판관으로서, 너희들을 향해 소리친다. 이제 너희들의 파멸의 시간이 왔다.


제라르는 비록 이 집의 하인이지만 타락한 부유층들의 생활상을 보면서 시대 상황를 개탄하고 근본적인 사회변혁이 일어날 것임을 예언하는 것이다. 한편 제라르는 백작부인의 딸 막달레나에게 사랑을 느끼고 있으면서도 개혁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혁명주의자다. 장면이 바뀌어 손님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손님들 속에는 안드레아 셰니에가 문인 프레빌과 함께 참석한다. 손님들이 도착하고 연극이 시작되자, 양 치는 남녀로 분장한 사람들이 나와서 ‘양 치는 사람들이여, 안녕! O Pastorelle, addio, addio!’를 합창한다.


양 치는 사람들이여, 안녕! 우리들은 알지 못하는 먼 나라의 해변을 향해 떠나가야만 해! 이제, 내일 멀리 떠나가야만 해! 우리는 이 땅을 버리고, 아! 돌아올 때 까지 마음속엔 아무 기쁨도 없네!


무도회가 끝난 후 셰니에는 즉흥시를 낭독해줄 것을 청탁 받지만 이를 거절한다. 그때 막달레나가 사랑을 테마로 한 시를 간청하자, 가난한 민중들의 고뇌를 노래하는 즉흥시 ‘언젠가 푸른 들의 저편에서 Un di all'azzurro spazio’를 노래한다.


언젠가 푸른 들의 저편에서 Un di all'azzurro spazio


어느 날, 나는 넋을 잃고 푸른 하늘과 꽃으로 가득 찬 목장을 보고 있었지. 태양은 금빛 소나기를 쏟아 내려주었고 모든 세상은 황금에 빛나고 있었어. ~~천국 같이 아름다운 나의 조국이여! ~~나는 어느 교회의 문턱에 서 있었지. 거기에는 성인과 성모를 모신 대가로 받은 공물을 쌓아놓고 있으면서 떨리는 손을 내밀며 희망 없이 빵을 구걸하는 노인들의 애원에는 못들은 척하는 성직자가 서 있었지. (수도원장과 귀족들이 격분한다.) 나는 초라한 어느 작은집으로 들어갔지. 거기에는 소작료조차 낼 수 없는 척박한 땅을 저주하며 욕설을 퍼붓고, 신과 자기 자식의 비참함을 저주하는 남자의 소리가 들리네. 그런 비참한 모습을 보고는 귀족들은 무엇을 하는가? (막달레나를 보며)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 당신의 눈에서만 인간적인 연민의 정을 발견할 수 있었소. 그래서 나는 당신을 천사로 여기고 있었소. ~~젊고 아름다운 여인이여! 시인의 말을 경멸하지 마시오. 당신은 사랑을 알지 못해요. 사랑은 신이 주신 선물이요.


노래의 내용은 조국에 대한 절절한 사랑이 들어 있지만 반대로 잘못된 정치와 귀족들의 생활을 질타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단 한 명, "여기 있는 사람들 중 당신에게서만 인간적인 연민을 느낀다"며 막달레나에게 애정을 표시한다. 막달레나는 셰니에의 높은 이상에 공감한다.


분위기가 바뀌고 가보트가 나오면서 귀족들이 춤판을 벌리려고 하는데, 갑자기 행진곡풍의 음악이 나오면서 제라르가 굶어 죽어가는 가난한 사람들을 데리고 들어온다. 그 이유는 부유한 귀족들에게 가난한 사람들의 실정을 알리려고 했던 것이다. 그들은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불쌍한 사람들을 노래하는 ‘밤이고 낮이고 La notte il giorno’를 합창한다.


밤이고 낮이고 우리는 고통스러운 짐을 나르고 있지. 우리는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불쌍한 사람들이야! 굶주리고 힘이 없어, 메마른 땅에 쓰러져 죽어가네.


합창이 끝나자 백작부인은 그들을 이끌고 온 제라르에게 화를 내며 그 자리에서 해고시킨다. 제라르는 ‘내가 입은 제복은 나의 멍에 Questa livrea mi pesa’라며, 고통 받는 이들의 목소리가 나를 부른다고 말하고, 자기의 제복을 부인의 발아래 벗어 던진 후 그곳을 떠난다.


이 제복은 나를 짓누르고 있었고, 여기서 먹은 빵은 나의 수치였소. 고통의 소리가 나를 부르고 있소. (제라르의 아버지가 백작부인에게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자 제라르가 일으킨다.) 이리 오세요. 아버지! 저와 같이 가요. 동정의 소리를 외면하는 이런 자들의 발밑에 왜 엎드립니까?


백작부인이 “책이 제라르를 망쳐놨다”면서 글을 깨우친 제라르를 비난하는 대목은 이 오페라의 핵심을 관통하는 대사다.



 


제2막 파리의 카페

두려워한다고? 내가? 왜 두려워해? Temer? Perche? Perche temer dovro?

내 운명은 여기에 남아 있길 원해 Or bene, il mio destino forse qui vuolmi

하늘처럼 파란 눈동자, 하얀 얼굴 Azzurro occhio di cielo sotto una fronte candida

내가 위험에 처해 있을 때 Eravate possente


셰니에는 로베스피에르를 공격할 문서를 쓴 혐의로 스파이의 감시를 받고 있다. 카페의 한 테이블에는 셰니에가 앉아있고, 다른 테이블에는 막달레나의 옛 하인 베르시가 보인다. 그녀는 미행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두려워한다고? 내가? 왜 두려워해? Temer? Perche? Perche temer dovro?’라는 아리아를 부르며 일부러 쾌락의 생활을 노래한다.


두려워한다고? 내가? 왜 두려워해? 내가 당신처럼 혁명에 충실한 아이가 아니라서? 나는 이 삶을 사랑하고 있어. 활기찬 생활, 흥분되어 즐기는 순간적인 쾌락! ~~여기는 도박과 쾌락, 저기는 죽음! 여기는 짤랑거리는 금화로 도박을 하는데, 저기는 대포와 북소리가 울리고 있지! 여기서 우리는 술에 취하고, 저기서는 사람들이 피에 취하지! 여기에 웃음과 사랑이 있다면, 저기에는 공포와 증오가 넘치고~~.


한편 셰니에의 친구인 루세가 나타나 셰니에게 여권을 주면서 생명이 위험하니 도망가기를 권한다. 셰니에는 ‘내 운명은 여기에 남아 있길 원해 Or bene, il mio destino forse qui vuolmi’라는 아리아를 부르고, 얼마 전부터 사랑의 편지를 보내주는 미지의 여성을 사랑하고 있다면서 루세에게 편지를 보여준다.


내 운명은 내가 여기 남아 있길 바라고 있어. 내가 원하던 일이 일어난다면 여기 남아 있겠네. 나를 붙잡고 있는 것은 사랑이란 이름의 운명이야! 아직 사랑을 해본 적은 없어. 그러나 자주 느끼고 있지. 내 운명을 지배하게 될 어느 여인이 다가오고 있는 것을! 시와 같이 아름답고 신성한 존재, ~~정열의 목소리로 말하는 것을! ‘사랑을 믿어주세요. 셰니에씨! 당신은 나의 연인이에요.’ 


그러자 루세는 운명은 자네에게 창녀를 보내준 거라고 말한다. 이 말을 들은 세니에는 환멸을 느끼면서 파리를 빨리 떠나려고 루세가 가져온 여권을 기쁘게 받는다. 그때 로베스피에르가 관리들과 같이 그곳에 나타난다. 그중에는 제라르의 얼굴도 보인다. 스파이는 전부터 수색하던 젊은 여자의 처소가 밝혀진다는 것을 제라르에게 보고하면서 그 여자의 머리가 흑갈색입니까 블론드입니까라고 묻는다. 이때 제라르가 ‘하늘처럼 파란 눈동자, 하얀 얼굴 Azzurro occhio di cielo sotto una fronte candida’을 부른다.


눈동자는 하늘같이 파랗고, 하얀 얼굴 아래로 광택이 나는 금발의 머리야! 달콤하고 부드러운 표정과 천사 같은 미소. 정숙한 옷차림을 하고 있고 품위 있는 베일은 광채를 감추고 있지. ~~이 사랑스런 신의 창조물을 내게 데리고 와! 그녀를 찾아와, 그녀 없이 살 수가 없어~~.


한편 베르시는 셰니에에게 위험에 처해 있는 여인이 당신에게 올 것이라며 그 이름은 ‘희망’이라며 막달레나가 올 것이라는 예고를 한다. 그러나 친구 루세는 무슨 음모가 있는 것이 아닌가고 경고하지만, 셰니에는 무시한다. 잠시 후, 막달레나가 나타나는데 이 두 사람은 서로의 재회를 기뻐하는 아름다운 이중창 ‘내가 위험에 처해 있을 때 Eravate possente’를 부르며 서로의 사랑을 고백하고, 같이 파리에서 도망갈 것을 결심한다.


제가 위험에 처해 있는 동안 당신은 명성을 떨치고 있었지요. 어려운 상황에도 수시로 당신에게 숨어 있을 곳을 부탁하려 했지만 감히 할 생각을 못했어요. 그리고 우리의 길은 여전히 운명으로 엇갈려 있는 것 같았어요. ~~이 세상에 아무도 없어요. 무서워요. 저를 보호해 주세요. (셰니에) 환희의 순간, 고귀한 사랑의 순간! 그대의 강한 영혼은 두려움을 물리칠 거요. 죽음 따위는 두렵지 않소. 아, 영원히 그대와 함께!


한편 이들을 몰래 미행하던 스파이가 제라르에게 보고하자, 제라르가 병사들을 데리고 나타나 셰니에를 체포하려 하면서 결투가 벌어지고 셰니에의 칼에 쓰러진다. 부상을 입은 제라르는 그가 셰니에임을 알아보고 푸키에 탱빌의 명단에 당신의 이름이 있으니 어서 빨리 도망치라고 말한다.



 

제3막 

혁명당의 법정

프랑스는 피와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Lacrime e sangue da la Francia! Udite!

조국의 적인가? Nemico della Patria?

그들이 내 방문 앞에서 어머니를 죽였어요 La mamma morta m'hanno alla porta

달콤하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속삭였죠. Voce piena d'armonia e dice

그렇소. 나는 군인이었소! Si, fui soldato


혁명재판소에는 많은 사람이 모여 있다. 이 애국자들은 판사의 테이블 앞에 있는 함에 나라를 위해 기금을 넣는다. 마티외는 여인들을 상대로 국가의 경제적 위기를 호소하는 연설을 하지만 모금이 걷히지 않자 제라르에게 연설을 양보한다. 제라르는 ‘프랑스는 피와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Lacrime e sangue da la Francia! Udite!’라고 열정적으로 호소하자, 여인들이 감동하여 다투어 모금함에 돈을 넣는다.


프랑스는 피와 눈물을 흘리고 있어요. 로던은 백기를 들었고, 밴디는 화염에 휩싸여 있습니다. 그리고 브르타뉴는 우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자금과 사람이 필요합니다. 프랑스 여인들이여, 머리에 장식하고 있는 필요 없는 금을 기부하시오. 프랑스의 어머니들이여, 그대들의 아들을 조국에 바쳐주시오.


그중에 마들롱이라는 한 맹인은 자기의 가장 귀한 손자를 나라에 바칠 것을 약속한다. 이때 스파이가 나타나 제라르에게 셰니에는 체포했지만 막달레나는 어디 있는지 알 수가 없다고 보고한다. 그러니 셰니에를 고발할 것을 제라르에게 권고한다. 제라르는 체포된 셰니에에 대한 고발문을 쓰기 직전, 이것이 진정 민중에 대한 반역행위가 아닌가 고민하면서 ‘조국의 적인가? Nemico della Patria?’라는 아리아를 부른다.


조국의 적인가? Nemico della Patria?


조국의 적인가? …반역자! 뒤무리에와 공범자! 시인이라고? 사람들의 마음을 현혹시키고 풍습을 타락시킨 자! …순수한 정의감에 불탔던 나는 한때는 증오와 복수만이 내 기쁨이라고 생각했었지. 내가 위대한 자라고 생각했지만, 나는 역시 하인일 뿐이야! 항상 그랬듯이. 단지 주인을 바꿔왔을 뿐이지! 폭력적인 열정에 복종하는 하인이 된 거야. 아, 더 나쁜 짓이야! 죽이고는 두려움에 떨고. 죽이면서 난 흐느끼며 울지! …내 마음은 증오로 가득 차 있어. 나를 이렇게 만든 것은 모순되게도 바로 사랑이야! 나는 쾌락만을 쫓고 있어! 새 주인이여, 내게 쾌락을 주소서! 모든 게 거짓이야! 오직 욕정만이 진실이야!


이 아리아는 그의 정의와 조국애, 그리고 사랑 때문에 갈등을 겪는 노래다. 이때 막달레나가 끌려 들어온다. 그녀는 셰니에를 풀어준다면 옛날에 비록 자기의 하인이었으나 제라르에게 자기 몸을 바치겠다고 노래한다. 그러면서 ‘그들은 내 방문 앞에서 어머니를 죽였어요. La mamma morta m'hanno alla porta’라고 말하고,


그들이 내 방문 앞에서 어머니를 죽였어요 La mamma morta m'hanno alla porta


그들이 내 방문 앞에서 어머니를 죽였어요. 죽음의 그날 밤 베르시와 함께 도망치고 있을 때, 어두운 거리를 밝히는 검푸른 불꽃이 치솟는 것을 보았어요. 내 어린 시절의 집이 불타고 있던 거였어요. 주위에는 아무도 없고 혼자였어요. 배고픔, 가난, 사별, 나는 병들어갔고 나를 위해 착하고 순수한 베르시는 몸을 팔아야 했어요.


셰니에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는 ‘달콤하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속삭였죠. Voce piena d'armonia e dice’를 부른다.


그대는 살아야 하오! 나의 삶, 나의 자신이라오. 천국이 내 눈 속에 있어요. 그대는 외롭지 않아요. 그대의 눈물을 닦아주겠어요. 그대의 동반자가 되겠어요. 웃음과 희망을 가져요. 나는 사랑이랍니다. ~~나는 신성해요. 모든 것을 잊게 해 주겠어요. 저 하늘에서 지상으로 내려와서 이 세상을 낙원으로 만드는 신이라오. 아, 나는 사랑이오. 사랑! 사랑!


제라르는 막달레나가 셰니에를 진정 사랑한다는 사실에 감동한 나머지 자신의 사랑을 단념하고 어떻게든 막달레나를 위하여 셰니에를 구하기로 결심한다. 장면이 바뀌어 셰니에가 호송되어 오고 공안검사가 고발장을 낭독하자, 그것을 직접 작성한 바 있는 제라르는 자책과 후회로 고발장은 거짓이었다고 말하지만 푸키에 탕빌은 그럼 자기가 고발장을 직접 쓰겠노라며 끝내 셰니에를 죽음으로 몰아간다. 군중들이 배반자라고 떠들어대는 소란 속에서 셰니에는 ‘그렇소. 나는 군인이었소! Si, fui soldato’라며 조국 프랑스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노래한다.


그렇소. 나는 군인이었소! Si, fui soldato


그렇소. 나는 군인이었소. 명예로운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었지만, 지금은 부끄러운 죽음 앞에 서 있소. 난 원래 문인이었고, 위선자들에 대해서는 내 펜을 무기로 사용해왔소! 그리고 목소리를 높여 내 조국을 찬미해왔소! 내 생애는 하얀 돛단배처럼 지나가고 있소! ~운명대로 흘러가고 있는 걸까? 죽음의 하얀 암초를 향해 가는 걸까? 어쩌면 가라앉고 있는지도 모르지! 그래도 나는 선미에 서서 승리의 깃발을 계속 휘두르겠소! 바람을 향해 조국이라고 쓰여 있는 깃발을! 당신들처럼 타락한 사람들은 결코 다다를 수 없는 곳으로! 나는 배신자가 아니오! 날 죽이겠다고? 그러나 명예는 남겨 주시오!


그는 이 노래에서 “나는 문인이었고 나의 펜은 위선자들을 향해 무기로 쓰였소”라는 노래를 한다. 셰니에는 제라르의 안내로 막달레나와 만나 ‘이제 행복하게 죽을 수 있다’라고 말한다.



 


제4막 

생 마자르에 있는 감옥

오월의 어느 아름다운 날처럼 Come un bel di di magio

우리들의 죽음은 사랑의 승리 La nostra morte e il trionfo dell'amor!


생 라자르 감방의 등잔 밑에서 셰니에는 최후의 시를 쓴다. 친구 루세가 늦었다고 재촉하는 간수에게 돈을 줘서 무마하는 사이 셰니에는 ‘오월의 어느 아름다운 날처럼 Come un bel di di magio’이라는 감동적인 아리아를 부른다.


오월의 어느 아름다운 날처럼 Come un bel di di magio


오월의 어느 아름다운 날처럼 산들바람이 입을 맞추고 따스한 햇살이 감싸주다가 저녁하늘 저 멀리 사라지듯이, 시의 여신은 입맞춤과 시정의 포옹 속에서 살아온 나는 이제 내 생애의 정점에 올라와 있노라. ~ 내 시의 마지막 행이 끝나기도 전에, 사형집행인이 내 삶의 종말을 알리러 오겠지. 시의 여신이시여! 시인에게 다시 한 번 불타오르는 영감과 변치 않는 정열의 불꽃을 주소서! 당신이 내 가슴 속에 생생히 살아 있어, 내 목숨이 꺼져가더라도 시를 완성시켜 주소서. 


이제 그는 단두대로 끌려가기 직전인 것이다. 이때 제라르가 막달레나를 데리고 와서 면회를 시켜준다. 그녀는 간수를 매수하여 여자 사형수와 자신을 바꿔달라고 부탁한다. 막달레나는 드디어 셰니에와 같이 죽을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하며 최후의 포옹과 애타는 사랑의 2중창 ‘우리들의 죽음은 사랑의 승리 La nostra morte e il trionfo dell'amor!’를 부르고, 북소리와 함께 두 사람은 ‘죽음이여 영광 있으라’고 외치면서 단두대로 향한다.


우리들의 죽음은 사랑의 승리요! 오, 어서 오라, 축복 받은 운명이여! 죽음은 우리의 영원한 사랑의 시작일 뿐이라오. 죽음이여, 영원히! 태양과 같이 다가오는, 아침과 함께 다가오는, 새벽처럼 다가오는, 죽음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태양과 같이! 죽음은 하늘에서 장미와 제비꽃 망토를 입고 우리들에게 다가오네. 죽음을 기꺼이 맞으리라, 우리 함께!



 


















출처 : 관악산의 추억(e8853)
글쓴이 : 이종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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