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베르디 - 라 트라비아타 (서곡, 내쇼날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
맨 처음 들으실 곡은 베르디의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의 서곡입니다.
오페라의 서곡 중에서는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서곡이 가장 잘 알려져 있고,
가장 많이 연주되곤 하지만, 저는 그 곡보다는 이 서곡을 더 좋아합니다.
제가 라 트라비아타를 2000년도 가을에 처음 봤는데요,
공연을 보러 가기 전에 서곡만 3,40번을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서곡을 잘 들어보시면 악기들끼리 주도권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것들이 느껴지실겁니다.
처음에 여린 바이올린 선율로 시작한 서곡은
갑자기 곡의 분위기가 바뀌어서 화려한 선율로 변신하게 됩니다.
그때부터 제1바이올린이 곡을 주도하게 되죠.
그런데 어느순간 곡의 주도권은 제2 바이올린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그러다가 제2바이올린은 우리가 눈치도 채지 못하는 사이에
첼로에게 자신의 주도권을 기꺼이 넘겨주게 되구요.
첼로가 마지막 마무리를 할 때 제1,2 바이올린은 첼로의 반주를 맡게 되는 독특한 형식입니다.
무척 아름다운 곡이기도 하지만,
라 트라비아타의 비극적인 결말을 짐작해 볼 수도 있는 곡이지요.
서곡을 잘 이해하시면 오페라의 절반은 이해할 수 있는거나 다름 없습니다.
일단, 라트라비아타 서곡을 감상해 보시겠습니다.
감상하실때는 메인 멜로디를 어떤 악기가 연주하는지 염두해 두고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리차드 보닝지휘, 내쇼날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
2. 모차르트 - 돈 죠반니 (카탈로그의 노래, 게라인트 에반즈) (★★★)
라 트라비아타 서곡을 들어보셨습니다.
어느 정도 이해가 되셨는지 모르겠네요.
그럼 이번에는 힘이 느껴지는 남자 성악가의 노래를 들어볼까요?
이번에 들어보실 노래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죠반니 중에서
카탈로그의 노래를 들어보실 차롑니다.
오페라에서 주인공 성악가가 혼자 노래를 부르는 것을 아리아라고 하죠.
아리아에는 그 오페라의 핵심적인 내용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아리아는 제가 유럽여행중 체코의 인형극장에서 인상깊게 들었던 노래이기도 합니다.
오페라 돈 죠반니의 대본은 말할 것도 없이 돈 환 이야기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돈 환이라고 하면 으레 ‘난봉꾼’ 이라던가 ‘탕아’ 로 부르기 마련이지만,
오페라속의 돈 환은 천벌을 받고 죽어가는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이 장대한 아리아는 제1막에서 돈 지오반니의 하인 레포렐로가 부르는데,
‘마님! 내가 만든 나리의 애인 명부를 읽어보겠습니다!’ 라고 하면서 기교적으로 부르는 아리아입니다.
(브라이언 벨크윌이 지휘하는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바리톤 게라인트 에반즈가 부릅니다.)
3. 베르디 - 리골레토 (그리운 그 이름, 조수미) (★★★★)
화려한 기교의 아리아를 잘 들어보셨나요?
이번엔 우리에게 익숙한 목소리의 노래를 들어볼 차롑니다.
바로 소프라노 조수미의 노래입니다.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에 나오는 그리운 이름이여 라는 아리아인데요.
개인적인 견해로는 이 곡이 조수미에게 잘 맞는 것 같습니다.
물론 조수미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레퍼토리이기도 하구요.
16세기 이탈리아의 만토바공작은 대단한 호색가로서,
어릿광대의 딸 질다는 그 사랑이 거짓 사랑인줄도 모르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이 곡은 제1막에서 질다가 학생으로 변장한 공작을 그리워하며
처녀의 사랑을 청순하게 노래하는 것인데요.
가엾은 아가씨의 한결같은 심정이 잘 나타나 있는 서정적인 아리아입니다.
(파올로 올미의 지휘 몬테카를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소프라노 조수미가 부릅니다.)
4. 베르디 - 일 트로바토레 (그대는 나의 사랑, 플라시도 도밍고) (★★★★)
조수미의 애절한 열창을 들어보셨는지요?
이번에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성악가인 플라시도 도밍고의 노래를 들어볼 차롑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성악가에 무척 좋아하는 아리아가 만났습니다.
바로 베르디의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 중에 나오는 그대는 나의 사랑 이라는 곡입니다.
이 아리아는 제3막에서 만리코가 루나백작에게 납치당할뻔 했던 레오노라를 구해내고
수도원에 도망가고 나서 부르는 사랑의 카바티나이죠.
이 곡이 연주될 시기가 1984년이니까 도밍고의 완숙미를 느낄 수 있는 시점이라고 하겠습니다.
(카를로 마리아 쥴리니의 지휘,
산타 스칠리아 내쇼날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플라시도 도밍고가 부릅니다.)
5. 생상스 - 삼손과 데릴라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 마리아 칼라스) (★★)
세계적으로 유명한 테너의 이름을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음악에 대해 관심이 없는 분이라고 할지라도 플라시도 도밍고, 루치아노 파바로티,
호세 카레라스와 같은 거장 성악가들의 이름은 들어보셨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거장 소프라노는 잘 소개가 되지 않은 측면이 있죠.
지금 소개해 드릴 소프라노는 비운의 소프라노이기도 한 마리아 칼라스입니다.
역대 최고라는 찬사도 따라다니지만,
그녀의 인생은 결코 순탄치 않았음을 여러곳에서 느낄 수 있지요.
하지만, 오페라 가수는 오페라에서 자신의 진가가 드러나듯,
그녀의 예술세계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습니다.
물론, 이 소프라노의 음색이 현대인들에게는 약간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더군다나 아주 가늘고 여린 음성인
소프라노 조수미의 음색에 익숙해져 있는 분들이라면 더욱 그럴테구요.
어쨌든.. 이 유명한 소프라노 마리아칼라스가 흔히 공연되지 않는 오페라중 하나인
삼손과 데릴라(들릴라)에 나오는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 라는 곡을 부릅니다.
블레셋 사람들에 의해 노예로 잡혀온 삼손은
요부 데릴라의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감미로운 사랑 노래에 모든 결심이 무너지고
힘의 비밀을 그녀에게 알려주게 되는 장면이네요.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의 노랩니다.)
6. 도니제티 - 사랑의 묘약 (남몰래 흘리는 눈물, 루치아노 파바로티) (★★★★★)
마리아칼라스의 노래는 어떠셨습니까?
이번에는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 중에 나오는
남 몰래 흘리는 눈물 이라는 곡을 들으실 차롑니다.
이 아리아만으로도 오페라 사랑의 묘약은 유명합니다.
19세기 이탈리아의 어떤 마을, 아디나는 땅을 갖고 있고 게다가 미인입니다.
농부 네모리노와 중사 벨코레는 그녀를 얻으려 다투고 있지만
어느 쪽에도 좋다고 하질 않죠.
약장수 둘카마라에게서 약을 사서 먹은 네모리노는
실은 단순한 포도주인지도 모르고 그만 쾌활해져 아디나의 일 따위는 잊은 척 합니다.
내심 네모리노를 사랑하고 있는 아디나는 자기가 버림을 받았다고 생각하여
벨코레의 사랑을 받아들여 결혼하려 하지만,
그래도 결혼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습니다.
결국 아디나의 진실한 마음을 안 네모리노는 아디나의 눈에 비친 눈물을 보고
이 유명한 아리아를 불러 그녀에 대한 사랑을 알리게 되고,
결국 두 사람이 맺어지게 됨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무식한 파바로티도 저런 서정적인 노래를 부를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해 준 노래입니다.
(리차드 보닝의 지휘로 잉글리쉬 챔버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며,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부릅니다.)
7. 드보르작 - 루살카 (달에 비치는 노래, 루치아 포프) (★★★)
이번엔 드보르작의 노래를 감상하실 차롑니다.
오페라에 대해 좀 관심을 갖고 알게 되면
흔히 이탈리아 오페라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탈리아 오페라 이외에도 좋은 작품성을 가진 오페라들이 많이 있지요.
드보르작의 루살카도 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 오페라는 인간세계의 왕자님과 금지된 사랑에 빠진 물의 요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영화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에 나오는 이 아름다운 아리아는
요정 루살카의 고백이 들어있습니다.
달빛을 바라보며 요정세계의 금기를 깬 자신의 죄를 시인하는 장면입니다.
오페라 후반부에서 왕자는 끝내 루살카를 받아들이지 않고,
이로 인해 두 사람은 죽음을 맞게 되죠.
(독창회 등에서도 자주 불리워지는 노래이기도 한 이 노래를
소프라노 루치아 포프가 부릅니다.)
8. 레온카발로 - 팔리아치 (의상을 입어라, 호세 카레라스) (★★★★★)
이번엔 좀 더 극적인 노래를 들어볼까 합니다.
테너 호세 카레라스의 열정적인 노래로 이 노래를 감상할 것인데요.
레온카발로의 오페라 팔리아치 1막에 나오는 의상을 입어라 라는 곡입니다.
레온카발로는 자신의 아버지가 근무했던 법원에서 범죄 사례에 관한 자료를 직접 얻어
이를 토대로 오페라의 대본을 완성했습니다.
유랑극단의 단장인 카니오는
자신의 아내 네다에게서 낌새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저녁 공연을 위해 어릿광대 분장을 하던 카니오는
자신의 처지가 너무도 기가 막힐 따름이죠.
마음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듯 하지만 무대에 올라 청중들을 웃겨야 합니다.
범죄 영화인 언터처블에서 이 아리아가 나옵니다.
오페라의 내용을 보자면
이영애가 나온 선물 이라는 영화가 떠오르기도 하는 그런 곡이네요.
아내가 죽어가지만 티비 프로에 나와 청중들을 웃기던
이정재의 모습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요?
(어쨌든 열정적인 오페라 아리아를 테너 호세 카레라스의 목소리로 듣습니다.)
9. 베르디 - 일 트로바토레 (Stride la vampa(불꽃은 타오르고), 카티아 리치아렐리) (★★★)
10. 베르디 - 아이다 (Gloria All'egitto(이집트에 영광을 ~ 개선행진곡)) (★★★★★)
11. 푸치니 - 토스카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키리 테 카나와) (★★★★)
제가 맨 처음 보았던 오페라로 기억되고 있는 오페라 토스카.
로마를 장악해버린 포악한 정치지도자 바론 스카르피아는 카바라도시를 체포합니다.
자신에게 반대하는 정치지도자 안젤로티의 탈옥을 도왔다는 것이 그의 죄목이었죠.
스카르피아는 토스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카바라도시의 목숨을 미끼로
그녀에게 자신을 선택하도록 강요합니다.
곤경에 빠진 토스카.
음악에 살고, 사랑에 살고 남을 해치는 일 한번 없이
좋은 일만 하면서 마리에에서 충성을 다해 살아왔건만
어찌하여 이런 시련을 겪어야 하는지 하늘을 향해 호소어린 기도를 올립니다.
절망에 빠진 자가 신에게 기도하는 마음이 넘치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아리아입니다.
여러 가수들이 부르는 이 아리아를 들어봤지만,
키리 테 카나와의 노래가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해서 들려드리게 되었습니다.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 중에서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소프라노 키리 테 카나와의 목소리로 들어보시겠습니다.)
12. 플로토 - 마르타 (꿈과 같이, 로베르토 알라냐) (★★★)
로멘틱 코메디인 플로토의 마르타 중에 나오는
꿈과 같이 라는 노래를 들어보실 차롑니다.
앤 여왕을 모시는 궁중의 시녀가 하인으로 변장하여
라이오넬이라는 농부의 일을 거들게 됩니다.
신분을 가장하고 장난삼아 시작한 이 일이 힘에 부치자
그녀는 농부의 곁을 떠나버리죠.
이미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있던 라이오넬은 그녀를 몹시 그리워하게 됩니다.
꿈속에서 그녀가 돌아오는 모습을 그려보기도 하지만
잠에서 깨어나면 불행한 현실만이 차갑게 다가올 뿐이죠.
그러나 극이 전개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됩니다.
라이오넬이 귀족 출신임이 밝혀지면서 사랑하는 두 연인이 재회,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곡을 테너 로베트로 알라냐가 부르겠습니다.
차세대 테너로서 손색이 없지만,
3테너에 비하면 파워나 카리스마가 많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수죠.
(오페라 마르타의 꿈과 같이를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의 목소리로 들어보시겠습니다.)
13. 베르디 - 아이다 (청아한 아이다, 플라시도 도밍고) (★★★★)
베르디의 아이다는 각 장의 웅장하고 화려한 무대 세팅이 단연 압권이지만
내용에 있어서는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집트 파라오 다시말하자면 바로왕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 오페라는
암네리스 공주의 불타는 질투심이 사랑하는 두 연인의 생명을 앗아간다는 내용입니다.
1막 첫장에서 들려지는 라다메스의 아리아.
며칠 앞으로 다가온 에티오피아와의 전쟁에
자신이 대장으로 간택되기를 희망하는 내용입니다.
만약 승리를 거두게 되면 아이다와 결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설레임을 갖고서요.
아이다를 공연장에 직접 가서 본 것은 2000년 봄이었습니다만,
저는 공연을 보고 다음날 표를 사서 또 들어갔습니다.
그 이후에도 아이다 공연은 꼭 보러 갔었죠.
무대, 조명, 무용, 모든 것들이 완벽하게 조화된 이 오페라는
오페라의 진수를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그런 대작이죠.
더군다나 이 아리아를 부른 플라시도 도밍고의 이미지가 노래와 잘 맞을뿐만 아니라
이 노래만큼은 최고라고 할 정도로 잘 불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순전히 내 생각)
(도밍고의 최고 전성기때 리카르토 무티 지휘,
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녹음된 노래를 감상해 보시겠습니다.)
14. 로시니 - 세빌리아의 이발사 (난 마을 최고의 이발사, 레오 누치) (★★★★★)
로시니의 걸작.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오페라 레퍼토리 중에서
단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코믹 오페라의 대표작입니다.
거리의 이발사 피가로가 등장,
수다스럽게 노래하며 자신이 얼마나 바쁘고 중요한 사람인지를 떠벌립니다.
면도하랴, 머리자르랴,
게다가 사랑의 메신저로서
또 로맨틱한 음모의 중개인으로서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라며 의기양양하죠.
생기발랄한 이 아리아는 로빈 윌리엄스의 미세스 다웃파이어에도 삽입되는등,
여러곳에서 들을 수 있는 유명한 곡입니다.
(파워풀한 바리톤 레오 누치의 노래로 감상해 보시겠습니다.)두 번째 C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