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 나가지 않아도
파도소리가 마음을 흔드는
여름이 오면, 친구야
우리도 탁 트인 희망과 용서로
매일을 출렁이는
작은 바다가 되자고 했지?
여름을 좋아해서
여름을 닮아가는 초록빛 친구야
멀리 떠나지 않고서도
삶을 즐기는 법을 너는 알고 있구나
너의 싱싱한 기쁨으로
나를 더욱 살고 싶게 만드는
그윽한 눈빛의 고마운 친구야
잔디밭에 떨어진
백합 한 송이
가슴이 작은 새가
살짝 흘리고 간
하얀 깃털 한 개
이들을 내려다보는
느티나무의 미소
그리고
내 마음의 하늘에 떠 다니는
그리움의 흰구름 한 조각에
삶이 뜨겁네
바람 한 점 머물지도 않고
몸도 마음도
땡볕에 타는 여름
땀에 절어
소금기는 다 빠져버린
나의 무기력한 일상을
높은 데서 내려다보며
매미, 쓰르라미는
참 오래도 우는구나
너무 힘들어 쉬고 있는
나의 의무적인 기도를
즐겁게 즐겁게
대신 노래해주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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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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