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좋 은 글

[스크랩] 가을 / 법정스님

P a o l o 2006. 11. 1. 10:46
 
 




가   을

법정 스님


조금 차분해진 마음으로 오던 길을 되돌아볼 때,
푸른 하늘 아래서 시름시름 앓고 있는 나무들을 바라볼 때
산다는 게 뭘까 하고 문득 혼자서 중얼거릴 때,
나는 새삼스레 착해지려고 한다.

나뭇잎처럼 우리들의 마음도 엷은 우수에 물들어간다.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의 대중가요에도,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그런 가사 하나에도 곧잘 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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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정말 이상한 계절이다.
 
 
 

 

 
정말 가을은 우리의 인생에 비하면
황혼기가 아닌가 하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기에
조금후 낙엽되어 질 것을 알면서도
과일이 열매를 맺어 익듯이
마음에 뭔가를 채우려는
갈망의 계절이기도 하겠지요.
 
또한 
더 허함이 많은 계절이라
마음의 병을 많이 앓는
우수의 계절인가 봅니다.
 

출처 : 가을 / 법정스님
글쓴이 : 태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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