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가수로 무대에 서 노래하는 건 언제나 꿈꿔 온 일이지만 아버지를
잃고 나면 무슨 소용일까 싶었어요.”
이화여대 성악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최아름(22) 씨는 6월 9일 서울아산병원
에서 10시간이 넘는 수술을 통해 자신의 간 60%를 잘랐다.
7년 전부터 간경화로 고생하다 올해 4월 간암 판정을 받은 아버지 최부용(49)
씨에게 이식하기 위해서였다. 수술을 하면 성악을 하는데 쓰는 복근에 적잖은
악영향이 올 게 뻔했지만 최 씨는 결단을 내렸다. 최 씨는“아버지를 살릴 수
있다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며 배시시 웃었다.
그는 남들은 다 받는다는 성악 레슨 한번 받지 않고 치열한 성악과 입시경쟁을
뚫은 예비 성악가. 풍족하지 않은 집안 형편에도 그를 끝까지 응원한 이는 최
씨 만큼이나 노래를 사랑하고 즐겨 부르던 어머니 김재순 씨였다.
그러나 김 씨는 작년 4월 45세의 나이에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최근 최씨
의 사정을 알게 된 이화여대 음대 학생회와 교수들은 340만 원을 모금했다. 이
화여대도 최씨가 졸업할 때까지 수업료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 소식을 들은 최 씨는 “병원비가 1년에 1억 원이 넘게 든다는 얘기를 듣고
걱정했는데 공부를 계속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기사출처 : 동아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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