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창은 산수, 인물, 화조 등 한국화의 모든 영역에서 다양한 작업을 통해 여러가지 양식을 실험해 항상 새로움을 추구한 작가다. 8세에 장티푸스를 앓아 청력을 상실했으나 이런 어려움은 결국 그를 그림에 몰두하게 한 열정으로 바뀌게 되었다.
그는 김은호에게 전통적인 산수화와 섬세한 인물화 기법을 배워 그림을 시작했으나 점차 자신의 감성과 개성을 살린 작품을 제작했다.
그의 작품세계는 한가지로 일관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변화의 모습이었다. 51년 피난지 군산에서 시작하여 그린 예수 일대기에서는 성경의 내용을 도포와 갓을 쓴 조선 풍속도로 그리는 새로운 해석을 보여주었고 이후 판자집이나 복덕방 등 일상 생활의 모습을 면을 분할하는 기법으로 그리는 시도를 보였다. 또 야생마나 수 백 마리의 참새떼가 모여 거대한 화면을 이루는 작품으로 자신의 내면에 담긴 힘을 표현했다.
70년대에 이르러는 민화의 자유롭고 해학적인 형식을 도입하여 ‘바보산수’라는 자신만의 산수화를 개척했다. 또한 청록산수나 서예의 획을 이용한 문자도를 그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