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과 프랑스 사이의 위성지도와 칼레시
구글 지도에서 찾아 본 영국과 프랑스의 해협에 대한 위성지도입니다. 영국에서는 도버, 그리고 프랑스에서는 칼레가 서로 관문의 역할을 하고 있고 1994년에는 프랑스의 TGV 기술로 만들어진 유로스타가 달리는 터널이 완공되어, 20분 정도면 지나는 거리가 되었습니다.
로마시대에 갈리아를 정복한 카이사르는 이곳 칼레를 거쳐 영국을 정복하기 위해 건너왔고, 영국이 프랑스를 침략한 시기에는 또 칼레가 그 희생양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관문의 역할을 하지만, 전쟁을 통한 정복이 난무하던 시대에 이들 관문은 보통 첫번째 희생양이 되곤 했던 것이죠.
하지만 그런 희생을 통해 프랑스의 칼레는 유럽사람들에게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대표사례로 꼽히는 전설을 만들어 냅니다.
흔히 '귀족의 의무'라고 하면서 사회 지도층이나 엘리트들의 의무로 이야기되어지는 이러한 정신은 과연 정확하게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일까요? 혜택을 많이 받은 이들이 가장 많은 희생을 하는 것? 아니면, 많은 권한과 많은 의무? 여러가지로 해석할 수 있고,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이러한 의식의 기반에는 국가나 집단의 목표달성을 위해 미화된 면이 많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민족이나, 국가를 위한 희생의 관점에서 집단의 개념에서만 생각하고 있는데, 결국 그것의 본질은 스스로 무엇인가를 선택한 한 개인의 숭고한 이상이고, 이것이 더 존중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 1346년 에드워드 3세의 프랑스 전투를 기념하여 그려진 18C 그림 (영국왕실 소장)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 벌어진 다툼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백년전쟁(1337~1453)입니다. 프랑스의 왕위계승문제를 두고 벌어진 이 싸움에 프랑스에서는 잔 다르크도 등장하기도 하고 점점 복잡하게 변하여 무려 116년 동안이나 계속 싸움을 하게 됩니다. 전쟁 초기에 프랑스를 침공한 영국은 계속 승리를 거두지만 칼레를 포위공격했다가 칼레 시민들의 완강한 저항에 부딫혀 11개월 동안 고전을 합니다. 하지만 외부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칼레는 결국 영국군에게 항복을 하게 되는데, 에드워드 3세는 칼레시의 완강한 저항에 대한 책임을 묻고자 시민 가운데 여섯명을 교수형에 처하겠다는 통보를 해 옵니다.
▲ 로뎅작품의 칼레의 시민
▲ 프랑스 칼레 시청앞의 작품
이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1884년 칼레시는 조각가 로뎅에게 기념작을 의뢰합니다. 로뎅은 11년뒤인 1895년에야 칼레시에 작품을 전달하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칼레의 시민>은 자랑스러운 영웅을 묘사한 것이 아니었습니다.오히려 극심한 공포에 떨며 죽음을 향해 나가는 인간 군상을 표현한 것이죠. 앞줄 중앙에 있는 외스타슈는 고개를 약간 숙이고 죽음의 운명에 순종하는 모습으로, 그 곁의 장 데르는 법률가답게 의연하게 고개를 들고 있으나, 입술과 얼굴표정은 긴장이 완연합니다. 이 둘을 제외한 다른 이들은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거나 자신의 운명을 슬퍼하고 있습니다.
영웅들도 죽음을 두려워하는 보통 사람이지만, 결국 끝까지 두려움과 싸워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 바로 영웅이라는 것을 로뎅은 표현한 것입니다. 이러한 로뎅의 의도가 공감을 이루어 사람들은 <칼레의 시민>을 많은 생각과 공감으로 바라보며 칼레시의 시청앞을 오가고 있습니다.
from 최정동님의 <로마제국을가다>을 참조하여 쓰다. |
1. Your Beautiful Love - Back To Earth外
로댕은 앞줄 중앙의 외스타슈를 지도자다운 덕성과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지혜가
충만한 사람으로 묘사했다. 긴 머리와 수염으로 가부장적 위엄을 풍기는 외스타슈는
약간 고개를 숙여 지금 자신에게 다가오는 운명에 순종하고 있다.
그의 곁에 그처럼 묵묵히 걷고 있는 사람이 장 데르라는 법률가이다. 법률가답게
장 데르는 악다문 입과 빳빳한 걸음으로 마치 선돌 같은 느낌을 준다.
외스타슈, 장 데르와 함께 앞줄에 서 있는 피에르 드 위상은 두 사람에 비해 다소
감상적이지만 역시 의연한 모습이다.
뒷줄의 나머지 세 사람은 앞줄의 사람들에 비해 자신감이나 확신이 많이 떨어져 보인다.
그들은 지극히 괴로워하고 두려워하고 있다.
자신들의 결단을 후회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모두 눈앞의 죽음에 깊이 몰입해 다른 생각
일랑 아예가질 엄두도 못 낸다. 이들 가운데 특히 머리를 손으로 쥐어 싸고 있는
앙드리외 당드레는 ‘우는 시민’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그의 괴로움은 그 어떤 위로로도 해소될 수 없다.
아이러니컬하게 죽음만이 그 고통과 공포를 끝내줄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울음에서 세계의 해체가 느껴진다.
한 영혼의 종말은 그에게 곧 세계의 종말인 것이다.
로댕의 위대한 천재성은 ‘칼레의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진정 살아있는 영혼을 불어
넣었다는 데 있다. 분명 로댕은 창조주의 능력과 권위를 지닌 인물이다.
어떻게 한갓 물질로부터 이런 생명감을추출해낼 수 있었을까?
로댕은 하나의 혼을 가진 인간이 아니라, 그가 평생 만든 작품 수만큼의 영혼을 가진
인간이 아니었을까? - 미술평론가 - 이주헌
태평로 로댕 갤러리의 <칼레의 시민> 상설 전시
세계의 12번째 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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